AP통신,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파노라마시티에 사는 저지 바르가스는 올해 열살밖에 안된 꼬마 숙녀지만 불법 이민자들을 돕는 문제에 적극 나서는 당찬 '활동가'다.
저지는 이민문제 운동가들과 함께 로마 바티칸으로 날아간 뒤 지난 25일(현지시간) 교황이 방문객을 만나는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아빠가 추방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저지는 교황에게 '사랑의 보금자리'(Nest of Love)라고 수놓인 손수건을 건네면서 아빠의 추방위기 사실을 설명했다.
바티칸 전문 사이트 '바티칸 인사이더'는 교황이 이 소녀의 열정에 감명을 받고는 "아빠가 어디에서 추방될 위기에 놓였니"라고 물었고, 소녀는 "미국이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저지는 바티칸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아이들이 이런 상황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씀드렸다"면서 "그러자 교황께서 축복하고 이마에 키스해준 뒤 귓속말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저지가 교황을 만난 뒤 부친 마리오 바르가스는 5천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루이지애나주 이민 보호소에서 석방됐다.
마리오의 부인 롤라는 "딸아이가 교황과 만나는 장면을 TV에서 본 친척이 보석금 마련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멕시코 출신으로 미국에 불법 입국한 마리오는 테네시주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서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가족에게 번 돈을 송금해왔으나 지난해 음주 운전으로 체포되어 이민보호소에 보내진 뒤 추방 절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지는 "아빠가 집에 없어 매우 힘들었는데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저지가 포함된 대표단의 바티칸 방문을 주선한 후안 호세 구티에레즈 이민 변호사는 대표단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얘기할 수 있도록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데 로스앤젤레스 대교구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교황이 27일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민 개혁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