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다음 달 1일 NC와 홈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특히 신축구장인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의 시범 경기가 아닌 정규리그의 공식적인 첫 경기다.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개장 경기 승리 투수가 될 기회다.
당초 선동열 KIA 감독은 양현종을 시즌과 홈 개막전 선발로 저울질하다 후자를 택했다. 이에 양현종은 "지난 24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 때 감독님께서 알려주시더라"면서 "배려를 해주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양현종은 "1호 공, 탈삼진, 승리 투수 이런 기록들이 모두 내 것이 될 수 있다"면서 "승리를 하면 기념비라도 세워달라고 구단에 얘기해야겠다"고 너스레까지 떨었다.
달라진 위상이다. 양현종은 그동안 윤석민(28, 볼티모어)라는 확실한 토종 에이스와 외국인 투수들에 밀려 개막전과는 인연을 쌓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시범 경기에서 14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 절정의 컨디션을 보였다. 양현종은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을 논하기에는 아직 적잖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2007년 데뷔한 양현종은 7시즌 통산 46승34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100이닝을 넘긴 것도 4시즌뿐이다. 양현종은 "나나 김광현(SK), 장원준 형(롯데) 등 '제 2의 류현진이 누구냐'는 기사들이 나오는데 솔직히 현진이 형이 잘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시즌 목표는 승수보다 이닝이다. 개인보다 팀 기여도를 먼저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양현종은 "예전에는 승수, 평균자책점을 신경썼는데 요즘은 이닝이 먼저"라면서 "일단 150이닝 이상, 개인 최다였던 2010년 169⅓이닝을 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과연 양현종이 홈 개장 경기에서 역사를 쓸 수 있을지, 또 올 시즌 팀 에이스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