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독…파트너지만 친구는 아니다"<獨언론>

"메르켈, 시진핑에 `인권도 경쟁력' 암시"

"파트너지만 친구는 아니다"

독일 주요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이 전날 독일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독일 지도자들의 만남을 29일(현지시간) 보도하면서 이렇게 제목을 뽑았다.


이 신문의 또 다른 기사에서는 `친근하게 웃고 있는 시 주석이 자국의 이해만 설명했다'는 부제를 달았다.

시 주석이 중국 정상으로는 8년만에 독일을 국빈방문함으로써 독일과 중국간 협력이 증진되는 계기를 맞았지만, 그가 보인 정치적인 태도는 중국의 기존 입장과 다른 것이 없다는 게 이 신문의 평가다.

메르켈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합병에 대해 중국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여주기를 기대했으나, 시 주석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다"고 불간섭 노선을 유지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저녁 쾨르버 재단에서 외교정책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중국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헤게모니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화 노선을 천명했다.

그는 외부의 힘에 의해 자국이 억압을 받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자국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시 주석이 이렇게 말할 때 얼굴에는 친근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독일의 또 다른 주요 일간지인 디 벨트는 `메르켈이 암시한 것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진핑에게 인권이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디 벨트는 메르켈 총리가 시 주석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사진 촬영에 불편한 모습을 보였고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면서 어색한 분위기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메르켈은 회견에서 "우리의 대화에서 인권에 관한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폭넓고 자유로운 의견 개진은 사회의 창의성을 증진하는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가우크 대통령이 시 주석과 오찬에서 중국의 인권과 법치 문제에 관해 쓴소리를 한 부분도 자세히 소개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시민은 소비자 이상이다. 시민이라는 존재는 책임감을 갖고 사회를 함께 형성하는 것"이라면서 "독일과 중국은 공통의 규칙을 적용받는 국제 질서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시 주석이 가우크 대통령의 훈계를 경청했고 박수를 치는 예의를 보였다고 전했지만, 그가 앞서 방문한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 들은 의미없는 소음 정도로 여겼을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시 주석의 이번 국빈 방문에서 양국이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지만,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것은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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