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지도자가 국제무대에서 일본의 과거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일본정부측은 "관련 발언을 확인한 뒤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양국의 역사갈등 문제가 한층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베를린에서 한 강연에서 과거 일본군국주의침략전쟁에 의해 중국인 3천500만 명이 살해되거나 상처를 입었다고 강조하며 난징대학살 과정에서 30만 명 이상이 살해됐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시 주석의 이 같은 언급이 난징대학살의 희생자 숫자를 둘러싼 논란을 다시 한번 점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 발언은 아직 중국의 관영매체 보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중국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해외망이 이날 로이터통신을 인용, 시 주석이 베를린을 방문해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일본의 잔혹행위가 여전히 우리 눈에 선하고 우리 기억에 또렷하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28일(현지시간) 저녁 쾨르버 재단에서 한 연설에서 전 세계적인 주목 대상이 된 중국 국방예산에 관한 질문에 대해 "매우 정상적인 것이다. 중국같이 이렇게 큰 대국의 국방건설에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절대로 '국강필패'(國强必覇·국가가 강해지면 패권을 추구한다)의 길을 걸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그러나 우리는 아편전쟁 이후 서방 열강들의 견고한 함선과 날카로운 대포 아래 노예가 되고 식민지가 된 역사적 비극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며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자위를 위한 국방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국제무대에서 자국 국방예산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