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글 장관은 이날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을 겸해온 키스 알렉산더 국가안보국(NSA) 국장의 퇴임식에 참석, 미 국방부는 자체 사이버 역량과 관련해 공개성과 투명성을 추구해 왔다면서 우방과 경쟁국들도 이런 의향을 공유하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헤이글 장관이 사이버 안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릴랜드 주 포트 미드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헤이글 장관은 또 "미국은 사이버 공간을 군사화할 의도가 없다"며 미국은 자유와 번영의 촉매제로 인터넷 질을 개선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노력에 부합해 국방부는 미 정부 네트워크 이외에는 사이버 활동을 일절 삼가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들도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중국 방문을 앞둔 헤이글 장관의 이런 발언은 NSA가 중국의 거대 이동통신사 화웨이의 통신망을 오랫동안 해킹해 왔다는 최근 언론 보도로 미국과 중국 간에 조성된 긴장 국면을 완화하고 대화의 물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헤이글 장관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방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일본, 중국, 몽골 등 동아시아를 순방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 국방부 겅옌성(耿雁生)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화웨이 해킹 보도로 미국의 위선과 횡포한 습성이 드러났다"고 비난하며 인터넷 보안 강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인들이 중국의 해킹 공격을 비난하며 계속해서 지껄여왔지만, 사실은 어떤 근거도 없으며 도둑이 '도둑이야!' 하고 외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겅 대변인은 인터넷 보안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뉴욕타임스와 독일 슈피겔지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기밀문서를 토대로 NSA가 화웨이의 중국 본사 서버를 뚫어 전산망 정보를 가로채고 경영진의 통신 내용을 감시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