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유엔 인권결의안 채택 현장서 '기싸움'

美, 제네바 北대사 발언 3번 끊어…北 "당신들이나 잘하라"

북한을 국제 사법 메커니즘에 회부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권 결의안을 놓고 28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장에서 북한과 상대국 간에 팽팽한 '기 싸움'이 연출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표결을 앞두고 "당신들 일이나 신경쓰라"며 인권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회의장에서 폴라 슈리퍼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는 북한 서세평 제네바대표부 대사의 발언에 세 차례 끼어들면서 다른 나라를 비판하기보다 자국을 향한 의혹에 답변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 대사는 "우리 말에 '자기 일이나 신경쓰라'(mind your own business)는 말이 있다"고 발언해 회의장에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다른 이들에 대해 말하기 전에 자기 얼굴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거울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그들도 과거에 전쟁범죄와 반(反)인도 범죄, 대량학살을 저질렀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인권 상황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피비린내나는 역사를 감추려 한다"고 비난했다.

서 대사는 또 "칼을 들고 공격하려는 깡패에게 문을 열어놓을 만큼 멍청한 자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며 협조를 일축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서 대사는 이번 결의안의 바탕이 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를 읽었느냐는 로이터 통신의 질문에는 문서를 쓰레기통에 내던지는 듯한 손동작을 하며 '다 지난 일'(passed away)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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