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부부, 카타르에서 징역형…구명 운동 전개

카타르에 거주하는 미국인 부부가 아프리카에서 입양한 딸을 굶겨 죽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미국과 카타르 양국 간 현안으로 등장했다.

2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카타르 수도 도하에 거주하던 미국인 매슈 황과 그레이스 황 부부는 최근 카타르 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이들은 지난해 1월 8살 난 딸 글로리아가 사망한 직후 카타르 경찰에 체포됐다.

글로리아는 4살 때 황 부부가 가나에서 입양한 흑인이다.

황 부부는 1년 가까이 구속 수사를 받다가 최근 풀려났지만 출국이 금지돼 카타르를 떠나지 못했다.


카타르 경찰은 사망한 글로리아의 시체를 부검한 결과 심한 탈수와 쇠약 증세가 사인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황 부부가 글로리아를 의도적으로 굶겨 죽인 혐의로 기소했다.

카타르 검찰 수사 기록에는 이들 부부가 글로리아를 살해한 뒤 장기를 빼내 팔려는 의도로 입양했다고 적혀 있었다.

황 부부는 글로리아가 입양됐을 때부터 심한 영양실조에 빠져 있었고 후유증에 시달려왔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애초 황 부부를 살인죄로 기소했다가 나중에 과실치사죄로 바꿨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웨스턴 법과전문대학원 교수이자 '무고한 사람들을 구하는 변호사 모임' 회원으로 황 부부의 변호사인 저스틴 브룩스는 "두 사람이 유죄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황 부부 구명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브룩스는 "카타르의 판사와 검사, 경찰의 시각으로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아프리카 어린이를 자식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검찰 수사 기록에 보면 '더러운 깜둥이 아이'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나마 검찰 구형대로 사형 선고가 내려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브룩스는 항소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황 부부를 구해내겠다고 다짐하고 미국 국민의 성원을 호소했다.

미국 국무부 마리 하프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놀랍고 실망스럽다"며 "증거에 입각한 판결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에 대해 몰이해가 낳은 잘못된 판결"이라고 미국 정부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카타르 정부에 우려를 전달했으며 황 부부의 석방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수도 전문 엔지니어인 중국계 미국인 매슈 황은 2022년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시설 공사를 맡아 2012년부터 가족과 함께 카타르에서 거주해왔다.

부부가 경찰에 잡혀간 뒤 글로리아와 함께 입양한 흑인 아들 2명은 미국 워싱턴주 외할머니 집에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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