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크 獨 대통령, 시진핑에 '인권 개선' 쓴소리

시 주석, 독일 국빈 방문…중국-독일 협력 확대 합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8일(현지시간) 독일을 방문해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74)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가우크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중국 정상으로는 8년 만에 독일을 국빈방문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의장대 사열로 환영한 뒤 오찬을 함께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경쟁은 규칙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중국이 더욱 법치와 사법 체계를 발전시키려 한다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또한 "법 위에 아무도 군림하지 않는 체계로 향하는 길을 계속해서 가야만 한다"고 법치주의 확립을 주문했다.

또한 "통치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들의 이해가, 그리고 다양한 종교들 사이의 이해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불화, 갈등, 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독일과 중국은 같은 규칙을 적용받는 국제질서의 한 부분이라면서 "인권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유엔 헌장이 그 틀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3월 취임한 가우크 대통령은 동독 루터교회 목사 출신으로 인권과 자유를 주창하며 민주화 운동에 매진했던 인사다.

이날 대통령궁 주변에서는 중국 출신 100여 명이 피켓을 들고 위구르족과 티베트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압 통치와 반체제 인사에 대한 인권 탄압을 규탄했다.

시 주석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독일 언론들은 중국의 인권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시 주석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의견을 폭넓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은 사회의 창의성을 증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합병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도 관심이 집중됐지만, 시 주석은 불개입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이와 관련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다"면서 "당사자들끼리 갈등에 대한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저녁 쾨르버 재단에서 한 외교 정책에 관한 연설에서 "중국은 결코 헤게모니나 팽창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남아국가들과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지만 다른 쪽에서 일으킨 문제를 두려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주권과 영토 통합에 관해서는 우리는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독일 방문은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독일은 유럽연합(EU) 내에서 중국의 최대 무역 교역국이다. 지난해 양국의 교역 규모는 1천618억 달러로 외교 관계를 수립한 1972년에 비해 580배나 규모가 커졌다.

시 주석은 200명가량의 경제인 사절단을 대동했다.

이날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프랑크푸르트에서 중국-EU간 무역 결제를 돕기 위한 중국 인민폐의 청산결제협정에 관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또한, 고급 승용차 벤츠의 제조사인 다임러가 중국 기업인 베이징 오토모티브와 10억 유로 규모의 합작법인 `베이징 벤츠'를 설립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시 주석과 메르켈 총리는 지역과 국제정치 및 안보 문제에 관해 정기적으로 회담하는 것을 포함해 양국간 협력 증진을 위한 실행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지난 22일 네덜란드에 도착, 취임 후 첫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24~25일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나서 프랑스(26~27일) 국빈방문을 마치고 독일로 넘어왔다.

그는 오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벨기에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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