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국정원, '투 트랙'으로 채동욱 뒷조사

靑, 민정.고용.교육 비서관실 동원...국정원, 서초구청.강남교육지원청 등에 요청

채동욱 전 검찰총장 (송은석기자)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 '투 트랙'(two track)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주변에 대한 뒷조사를 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29일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상황은 어는 한곳에서 채 전 총장에 대한 조사를 했다고 볼수 없다"며 "청와대와 국정원이 동시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정원은 같은 날 서초구청과 서울강남교육지원청 유영환 교육장을 통해 채군의 가족관계기록부를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조오영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이 지난해 6월 11일 조이제 서울 서초구청 행정지원 국장을 통해 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보다 2시간 앞서 국정원 송모 조정관이 서초구청을 통해 별도로 조회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서울강남교육지원청 유 교육장에게는 지난해 6월10일 국정원 조정관 송씨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잇달아 전화를 걸어 '채군의 아버지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요청했다.

유 교육장은 검찰조사에서 채 군의 초등학교 교장에게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진술했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뿐 아니라 고용복지수석실과 교육문화수석실을 동원해 채 전 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55)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이 과정에서 민정수석실 소속 김모 경정은 임씨와 아들인 채모군(12)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6월 25일 서울 서초 반포지구대를 찾아가 채군의 개인정보를 조회했다. 당시 김 경정은 채군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생년월일)를 몰라 '구간 조회' (00년~00년 사이)를 했다.

비슷한 시기에 이와 별도로 고용복지수석실의 요청으로 임씨의 개인정보가 조회됐다. 고용복지수석실은 보건복지부를 거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한 모팀장을 나서게 했다.

또 김 경정은 <조선일보>의 혼외아들 의혹을 보도한 지난해 9월6일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채군의 출입국기록을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해 6월달 임씨 조사와 9월 채 전 총장 주변에 대한 조사에 대해 모두 특별감찰이었다고 해명했다. 한번은 임씨가 사건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의혹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채 전 총장의 혼외자 보도와 관련된 것이다.

채 전 청장과 관련해 청와대가 대대적인 '뒷조사'를 벌였다는 그간의 의혹과도 일치하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여러 비서관실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인 것에 대해선 감찰업무를 맡은 민정수석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의 조사가 감찰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며 "필요한 범위에서 청와대 관계자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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