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대논란 '소녀무덤' 지하철 촬영 "대안 모색중...맥빠진다"

소녀무덤 보도스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전대미문의 파격적인 제작지원을 받으며 30일 서울 촬영을 시작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홀대논란에 휩싸인 한국영화 '소녀무덤'이 28일 도시철도공사로부터 지하철 촬영 불가 통보를 받았다.

소녀무덤을 제작하는 주피터필름 측에 따르면 "수차례에 걸쳐 공문을 접수했는데 오늘(28일) 도시철도공사에서 최종 불가 공문을 보내왔다"라고 밝혔다.

공문 내용을 살펴보면, '소녀무덤' 측이 요청한 '전동차 1칸을 비개방한 채 1회 왕복하는 동안의 영화 촬영'은 시민의 과도한 불편을 초래하고 민원이 발생할 수 있어 불가능하다.

만약 전동차 1칸을 비개방한 채 1회 왕복하는 동안의 촬영이 불가능할 시 대안으로 '차량기지 전동차 내부에서의 영화 촬영' 요청에 대해서는 "차량기지는 보안 시설일 뿐 아니라 열차의 입출고 및 점검 등으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가 있어 촬영 협조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물 촬영허가기준의 범위 내에서 촬영 가능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서울영상위원회를 통해 관련절차를 밟으라고 덧붙였다.


소녀무덤 측은 앞서 2월부터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촬영협조를 구했고 여럿 명의 양측 책임자와 실무담당자가 동석한 자리에서 구두로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받고 이후 서류처리를 했으나 촬영을 1주일 앞두고 구두로 불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도시철도공사에 재검토를 위한 서류작업을 진행하면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27일 서울영상위원회에도 로케이션 지원 서류를 접수했다.

하지만 서울영상위원회는 28일 노컷뉴스에 "소녀무덤이 원하는 내용으로 촬영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녀무덤 측은 다음주 촬영을 위해 현재 발빠르게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

소녀무덤의 이상헌 프로듀서는 "여름을 겨냥해 개봉될 공포영화라 후반일정이 빠듯해서 지하철 장면을 빨리 찍어야 한다"며 "배우 스케줄도 있기 때문에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급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촬영은 옛날부터 어려웠는데, 하필 해외영화 어벤져스2가 대대적인 지원을 받게 된 상황이다보니까, 우리 스태프들이 더욱 맥이 빠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담당자가 협조한다고 했지 허가한다고는 안했다고 하더라. 도시철도공사가 그렇게 시간끌기만 하지 않았어도 진즉에 다른 대안을 찾았을텐데, 정말 안타깝다"

서울영상위원회를 향한 불만도 털어놨다. 이 피디는 "부산이자 전주 등 다른 곳보다 업무량이 많아서 그런지 서비스질이 떨어진다"며 "업무의 효율을 위해 영상위를 통하지 않고 직접 섭외에 나서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서울영상위원회 측은 이번 소녀무덤 건과 관련해 "어벤져스2로 인해 홀대이야기가 나올까봐 모든 한국영화에 더 신경쓰고 있다"면서도 "지하철 촬영은 기존에 규정안이 있고 그 규정안에 입각해 관계 기관이 판단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서울의 촬영환경이 안좋다"고 인정하면서 "어벤져스2를 계기로 한국영화도 도로를 막고 촬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는지 그런 부분을 논의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나 현재로선 기존 관행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소녀무덤을 제작하는 주피터필름의 주필호 대표는 "지하철 촬영은 영화인들 사이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촬영 중 하나로 꼽힌다"며 "어벤져스2를 계기로 한국영화 촬영환경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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