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28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산하 여자컬링팀에서 불거진 폭언과 성추행, 기부 강요 등의 논란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지선(27)과 이슬비(26), 김은지(24), 엄민지(23) 등 여자 컬링 국가대표선수 4명은 소속팀 경기도청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컬스데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국민의 폭발적인 응원을 한몸에 받았던 이들이 갑작스레 소속팀을 떠나겠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도가 27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조사 결과 선수들이 주장한 코칭스태프의 폭언과 성추행은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 당사자로 지적된 최모(35) 코치도 어느 정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기부 강요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남았다.
훈련이나 경기 과정에서 폭언이 있었다는 사실은 코치와 선수가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당사자로 지목된 코치는 폭언 수준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성추행 역시 “내가 손잡아주니까 좋지”라는 발언은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성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선수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다만 포상금의 기부 강요에 대해서는 선수와 코치의 의견이 엇갈렸다.
최 코치는 700만원의 포상금을 받을 예정이던 선수들에게 후배들의 장비 지원을 위해 각자 100만원씩 돈을 모으자고 의사를 물었고, 선수 2명이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 최 코치는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라”며 선수들을 질책했고, 이에 선수가 강요라고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 모든 갈등은 선수들과 최 코치에 한정돼 있다. 실제로 경기도청의 조사 역시 정영섭 국가대표팀 감독은 제외됐다. 정 감독은 대한체육회에서 임명한 반면, 최 코치는 경기도체육회에서 임명한 지도자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왜 선수들은 최 코치와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일까.
최 코치는 지난해 6월 경기도가 여자컬링팀을 창단하며 팀에 합류했다. 반면 선수들은 정영섭 감독의 오랜 시간 지도 아래 운동을 해왔다. 결과적으로 최 코치와 선수들이 지난 2년 가까이 이어온 갈등이 결국 곪아 터진 것이다.
한편 경기도는 선수의 사직서가 코치의 퇴진을 목적으로 제출됐다는 판단 아래 이를 수리하지 않을 방침이다. 여자 국가대표팀 5명 가운데 최연장자인 신미성(36)은 지난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결정해 이번 논란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