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과세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한 기업은 지난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고, 국세청이 개인에게 돌려준 세금도 지난해 상반기에만 8천억 원을 초과하는 등 조세 소송 시장 규모가 커진데다 세금소송이 몇안되는 블루오션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조세심판원이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의 과세(課稅)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한 기업은 2013년 1,376곳으로 2012년(1,050곳) 보다 31% 증가하며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국세청이 새정치민주연합(옛 민주당) 이낙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이 무리하게 과세했다가 개인에게 돌려준 세금(이자 포함)도 지난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8,121억 원에 달했다.
로펌들의 조세 소송 수임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국세청이 세원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시장이 팽창할 가능성이 큰데다 법률시장 경쟁의 심화되면서 조세 소송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김앤장은 전 국세청 납세자보호관(국장급) 이지수 변호사와 전 조세심판원 조사관 최정미 변호사를 영입했고, 광장은 김교식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스카우트하는 등 로펌들이 조세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조세 소송은 착수금과 성공보수가 다른 소송보다 높은 편인데, 착수금을 낮춰서라도 더 많은 소송을 수임하며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한 로펌 변호사는 "조세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변호사들이 한정되다보니 착수금은 2천만~3천만 원으로 높은 편인데 경쟁이 치열해져 착수금을 5백만 원까지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높은 수임료에 넓은 시장으로 조세 소송이 매력적으로 변하면서 일반 변호사들도 조세 소송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한 로펌 변호사는 "조세 소송은 일단 세금을 낸 뒤 승소하면 돌려받는 구조인데 한 번 낸 돈을 돌려받다보니 소송을 제기하는 기업으로서는 '공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규모에 따라서 다르지만 돌려받은 세금에 10-20%를 성공보수로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른 로펌 변호사는 "개인 세무대리업무의 경우 박리다매 성격이 강해서 과거에는 변호사들이 관심 있는 영역이 아니었는데 최근 관련 시장이 커지고, 수임료도 다른 소송보다 높아 중소형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조세 소송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려고 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은 세무조사 검증단을 만들고 과세 후 납세자와 불복소송에서 지면 관련 임직원에게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법률 시장 움직임에 대응하고 있지만 인력과 재원의 한계 등으로 조세 소송 시장 팽창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국세청 관계자는 "로펌에서 불복 소송을 수임해 진행하면 세무사와 전직 세무공무원, 변호사 등 수십명이 달라붙어서 대응을 하지만 국세청은 조사팀, 중요사건의 경우 변호사를 선임해서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