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MBC '일밤-아빠!어디가?'나 tvN '꽃보다 00' 시리즈는 여행 예능을 표방하고 있다. 단편적으로 여행지(야외)에서 게임을 펼치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선보이면서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돌발 상황, 각 인물들의 대처 등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박2일' 시즌3를 맡은 유호진 PD는 첫 방송 전 취재진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새 멤버들 모두가 리얼버라이어티가 익숙하지 않은 인물 들이다"며 "예능 초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빠!어디가?' 김유곤 PD 역시 "후의 성장을 지켜봐 달라"며 출연진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육아 예능이라 불리는 SBS '오! 마이 베이비'나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강봉규 PD는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프로그램이 아직 완성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는 방송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이를 돌보고, 아이의 생각지도 못한 행동에 당황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선보이면서 아이도 어른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결국 육아 예능은 한편의 성장드라마인 셈이다.
이 같은 흐름에 전환점이 된 프로그램으로는 MBC '무한도전'이 꼽히고 있다. 스스로 "우린 모자라다"고 말하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의 박수를 받았다. 예능 속 감동 코드가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무한도전'을 통해 입증된 것.
또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매회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펼치며 예능의 저변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한 이름표 떼기에 타임머신, 초능력 등 멤버들에게 가상의 능력을 설정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까지 얻었다.
예능프로그램들의 이 같은 변화에 대중문화 칼럼리스트 하재근 씨는 "과거 스튜디오에서 게임만 하던 예능이 리얼버라이어티로 바뀌면서 재미를 위한 소스로 이야기가 가미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 씨는 "세상이 워낙 각박하다 보니 사람들은 따뜻한 이야기를 찾게 된다"며 "예능에서도 감동의 서사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