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해상안전청(AMSA)은 수색 해역의 기상이 악화돼 이날 수색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남인도양으로 출발했던 항공기들이 서호주 퍼스로 되돌아오고 선박들도 수색 해역을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수색팀 관계자는 수색 해역인 서호주 퍼스 남서쪽 2천500㎞ 해상에 강풍이 불고 파도가 높게 이는 가운데 구름이 낮게 깔리고 비가 많이 내려 거의 앞을 볼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호주해상안전청 이날 호주 공군 AP-3C 오리온 정찰기 2대와 중국 IL-76 등 항공기 11대와 중국 쇄빙선 쉐룽(雪龍)호 등 선박 5척이 서호주 남서쪽 2천500㎞ 해역에서 여객기 잔해 수색에 나선다고 밝혔다.
수색팀은 7만8천여㎢의 해역을 두 영역으로 나눠 프랑스 에어버스방위우주가 23일 촬영해 전날 공개한 위성사진에 찍힌 부유물체 122개를 수색할 예정이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날 "이전 위성사진 3개가 부유 물체를 촬영한 지점과 가까운 거리의 남인도양에서 1∼23m 크기의 부유물체 122개를 찍은 위성사진을 확보했다"며 "그간의 단서 중 가장 믿을 만한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해상안전청도 26일 수색 항공기 2대가 각각 밧줄로 보이는 물체 2개와 푸른색 물체 1개를 목격했다고 밝히는 등 항공기와 선박에 부유물체가 목격되는 사례가 늘면서 조만간 잔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그러나 악천후로 수색이 지난 25일에 이어 다시 중단되면서 전문가들은 수색 장기화로 사고 원인을 밝혀줄 핵심 장치인 블랙박스 회수가 어려워지고 사건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블랙박스의 위치 신호 발신기 전지는 사고 후 30일간 작동하며 수색팀은 다른 변수들을 고려해도 4월 12일이면 발신기 신호가 완전히 끊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종 여객기 수색 작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당국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비난도 다시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말레이시아가 이번 사고로 여객기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신뢰까지 잃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말레이시아 당국의 사고 정황 파악이 느렸고 관련 자료 공개를 지연시켜 의혹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실종 여객기에 자국민이 많이 탑승한 중국 정부와 탑승객 가족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말레이시아 당국이 최근 며칠 전부터 사고 상황을 빠르게 공개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WSJ의 보도 이전에도 중요 정보들을 발표한 이후 번복하는 행보로 수색과 수사에 혼선을 가져와 국제사회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