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시절 유명 미술상의 아들 코넬리우스 구를리트의 집에 숨겨져 있다가 독일 당국에 발견된 1천400여점의 미술품 중에는 피카소와 샤갈 등 거장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이 중 나치의 약탈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작품이 다음 주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전처 안네 싱클레어와 그의 친척에게 반환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AP통신 등 외신들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작품은 야수파 운동을 주도한 앙리 마티스가 그린 '앉아있는 여인'이란 초상화로 알려졌다.
이 작품의 원소유주는 싱클레어의 할아버지인 파리의 수집가 폴 로젠버그였지만, 나치의 2인자로 꼽혔던 헤르만 괴링을 거쳐 구를리트의 손으로 넘어갔다.
현재 다른 나치약탈 예술품에 대해서도 반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구를리트 측은 "유대인으로부터 약탈한 모든 작품을 원소유주나 그들의 후손에게 반환하고 싶다"고 밝혔다.
독일 세관은 지난 2012년 초 탈세혐의를 받고 있던 구를리트의 뮌헨 소재 주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1천400여점의 예술품을 찾아냈다.
이 예술품들은 구를리트가 아버지로부터 상속한 유산이다. 구를리트의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이른바 '퇴폐예술'(Degenerate Art) 작품 거래를 통해 나치의 활동자금을 마련하라는 히틀러의 명령을 수행한 미술상이다.
한편 당국은 구를리트의 오스트리아 소재 주택에서 추가로 238점의 예술품을 압수했다.
이 작품 중에는 모네가 지난 1903년 런던탑을 그린 유화와 고갱의 그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세는 1천만 유로(약 15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에 발견된 작품들은 구를리트가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에 나치 약탈품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