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경찰, '총리 정적' 기업체 전격 수사

터키 경찰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정적인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 측의 기업체를 전격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도안뉴스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탄불지방경찰청 금융범죄부는 이날 아침 일찍 이스탄불에 있는 카이낙홀딩스의 본사를 급습해 문서와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세금 문제 등과 관련한 내부 직원의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은 전날 오후에도 재무부 소속 조사관들이 카이낙홀딩스를 조사했다고 전했다.

카이낙홀딩스는 교육과 출판, 물류, 정보통신 등의 분야에 자회사 23개사를 둔 지주회사로 연간 매출액은 15억 리라(약 7천400억원) 수준이다.

이 기업은 미국에 자진 망명 중인 귤렌을 지지하는 사회운동 단체인 '히즈메트(봉사) 운동'의 대표적 기업이다.

따라서 현지 언론들은 이번 수사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에르도안 총리와 귤렌 간의 충돌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했다.

카이낙홀딩스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는 재무부의 조사는 정기 세무조사라고 밝혔다.

귤렌을 따르는 이른바 '귤렌주의자'는 터키 사회 전반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특히 경찰과 검찰에 대거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검찰은 지난해 12월 장관 3명의 아들과 국책은행장 등 에르도안 총리 측의 주요 인사들을 비리 혐의로 전격 체포하자 정부는 이스탄불경찰청장을 비롯해 검찰과 경찰 수천명을 전보 또는 면직시켜 조직 장악에 나섰다.

일간지 휴리예트는 터키 방송위원회(RTUK)가 전날 귤렌 측 방송사인 카날튜르크TV의 전국 방송사업권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RTUK는 다른 귤렌 측 방송사인 사만욜루TV에 대해서도 이달에만 프로그램 35개를 폐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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