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애버딘 출신의 리처드 더킨(44)이 HFC은행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그의 손을 들어줬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전했다.
더킨과 HFC은행의 싸움은 1천499 파운드(266만원)짜리 노트북 컴퓨터 한 대가 발단이었다.
더킨은 지난 1998년 HFC은행과 1천500 파운드의 신용거래 약정을 맺고 애버딘의 'PC월드' 매장에서 이 노트북을 구매했다.
그러나 노트북에 내장모뎀이 없다는 사실을 안 더킨은 이튿날 기계를 돌려주고서 약정을 해지하겠다고 요청했다. 은행은 '그럴 수 없다'고 했고, 더킨이 지불을 거부하자 채무불이행 통지를 보냈다.
이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돼 집도 사지 못하는 등 금융생활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게 더킨의 주장이다.
그는 소송을 냈고, 애버딘 주법원은 2008년 은행이 더킨에게 11만6천 파운드(2억610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고 결국 사건은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대법원 재판부는 "HFC은행의 주의 의무 위반으로 더킨이 신용에 피해를 봤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지급액은 1심보다 줄어든 8천 파운드로 산정했다.
그간 소송비용으로 25만 파운드를 써 '빚더미'에 앉았다는 더킨은 받게 된 돈이 준 것에 실망을 표하면서도 이번 판결이 "모든 소비자를 위한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