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턴 현장 다시갔다가 검문에 붙잡힌 '강도단'

'한탕'을 노리고 편의점을 털었는데 단돈 2만원만 챙겨 나오고, 현장에 다시 들렀던 강도단이 경찰의 검문에 걸려 붙잡혔다.

27일 편의점에서 현금을 훔친 혐의로 붙잡힌 형모(25)씨 등 강도단 4명은 지독히도 '운'이 없었다.

사회 선후배, 연인 사이인 이들은 용돈 마련을 위해 범행이 쉬운 편의점을 털기로 모의했다. 심야에는 종업원 홀로 편의점을 지키고 있고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새벽 이들은 광주 광산구 신창동 모 중학교 앞 편의점에 주목했다. 여성 홀로 새벽 시간 편의점을 지키고 있고 인적도 드문 곳이라는 사실을 미리 파악했다.

형씨는 범행을 주도하고, 유모(19)씨는 편의점 앞에서 망을 보고, 이모(20)씨와 여자친구 정모(18)양은 차에서 대기하기로 계획을 짰다.

형씨는 편의점에 들어가 업주 이모(53·여)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금고를 열었다. 그러나 이씨의 남편이 불과 30분 전 수십만원을 모두 수금해 금고에 보관된 돈은 2만원에 불과했다.

결국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이들의 수중에 들어온 돈은 용돈으로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단돈 2만원이었다.

이들을 차를 몰아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이씨는 형씨가 훔친 돈이 2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었다.

이씨는 형씨가 실제로 얼마를 털었는지를 확인해보려고 1시간 뒤 현장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이를 수상쩍게 본 경찰의 불심 검문에 딱 걸렸고 특수절도로 수배 중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친형의 인적사항을 둘러댔다.

CCTV 분석으로 4인조의 범행을 확인한 경찰은 이씨를 검문한 사실을 기억해냈고 당시 메모해 둔 주소지를 찾았다.

그곳에서 실제로 살고있는 인물은 김씨의 친형이었다. 친형을 통해 이씨의 행방을 알아낸 경찰은 광주 북구 오치동 모 아파트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씨를 추궁, 나머지 일당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범행을 주도하고 죄질이 무거운 점을 들어 형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는 가담 정도가 가벼운 점을 참작해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치밀하게 준비해 편의점을 털었지만 겨우 2만원만 챙겨 허탈했을 것이다"며 "1명이 검문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수사가 장기화할 수 있었는데 다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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