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저어 남태평양 횡단 우크라 60대…"사막 같았다"

노젓는 배를 타고 혼자 남태평양을 횡단하는 우크라이나의 60대 남자가 "남태평양은 사막이었다"고 술회했다.


남미 칠레에서 출발해 호주로 향하는 표도르 코뉴호프(62)는 27일 93일째 노를 저으며 6천500㎞ 정도 떨어진 쿡제도 라로통가 부근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질랜드 언론은 민간 위성 스카이트루스가 노를 저어 항해하는 코뉴호프의 항로를 찾아냈다며 곧 그가 통가 남쪽을 거쳐 태즈먼 해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은 코뉴호프가 항해를 계속하면서 러시아의 한 라디오 방송에 자신이 본 태평양에 대해 얘기했다며 "남태평양은 날치도 보이지 않고 참치나 돌고래, 상어도 보이지 않아 마치 사막 같았다"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코뉴호프는 지난 1947년 뗏목을 타고 남태평양 탐사에 나섰던 노르웨이 탐험가 토르 헤이어달의 기록을 보면 그의 뗏목 위로 참치도 뛰어들고 선원들이 바구니로 날아다니는 날치를 잡아 튀겨먹기도 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자신은 오로지 그런 것은 꿈만 꾸어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남태평양이 사막이다. 날치도 없고 그래서 참치나 돌고래, 상어도 보이지 않았다"며 "나는 매일 매일 기록을 하고 있지만 적을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밤낮없이 물결이 조그만 배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면서 "여기서는 다른 삶을 거의 상상할 수가 없다. 위성 전화가 없다면 나는 이 세상과 완전히 차단돼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태평양에서 수많은 어선이 보이지만 가까이 가려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접촉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왜냐하면, 노젓는 배가 태평양을 횡단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선원들이 구경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늘 긴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뉴호프는 또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자신은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동방 정교 신부라며 자신의 배가 수도원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아주 오랫동안 태평양에 나와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며 "지난 3개월 동안 상당히 힘들고 괴로웠으나 그에 따른 보상도 엄청났다"고 밝혔다.

코뉴호프의 항해는 지난해 12월 22일 칠레 콘콘에서 시작돼 8천465㎞ 떨어진 호주 브리즈번에서 끝날 예정이다.

그는 북극, 남극,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북극점을 모두 탐험했을 뿐 아니라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두 차례나 오르고 노를 저어 대서양을 46일 만에 횡단한 기록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