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가 막바지에 이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본토에서 정규리그 경기를 시작하며 대장정에 들어간다.
류현진의 소속팀 다저스는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일전에 나서고, 추신수가 뛰는 텍사스는 4월 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지난해 30경기에 선발 등판, 완봉승 1회를 포함해 14승 8패와 평균자책점 3.00을 올려 완벽하게 다저스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류현진은 올 시즌도 앞서 달려나갔다.
본토 개막에 앞서 이달 22∼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 2연전에 클레이턴 커쇼에 이어 2선발로 등판했다.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5이닝 동안 2안타와 볼넷 하나만 내주고 삼진 다섯 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고 일찌감치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갓 3월 중순을 넘긴 시점이라 구속은 지난 시즌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날카로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이용해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모습은 올 시즌 기대를 품게 만들기 충분했다.
류현진은 올해 지난해보다 일찍 출국하고 몸무게도 5㎏가량 감량하는 등 더 나아진 투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왔다. 시즌 첫 등판에서 주루 도중 발톱을 다친 류현진은 당분간 상처를 다스린 뒤 두 번째 등판 일정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신수는 정규리그 개막에 앞서 새 구단의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추신수는 올 시범경기에서 왼쪽 팔꿈치 통증 속에 타율 0.170으로 썩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기록한 타율 0.340의 반 토막 수준이다.
그러나 추신수가 정규리그에서 부진을 떨칠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시즌 추신수는 날카로운 선구안, 정확한 타격, 장타자에 버금가는 파워를 자랑해 신시내티 레즈의 톱타자로 펄펄 날며 20홈런-20도루-100볼넷-100득점이라는 찬란한 금자탑을 세웠다.
가장 먼저 연습장에 나와 방망이를 휘두르고, 몸을 사리지 않으며 공을 맞고 출루하는 성실성과 희생정신까지 더해져 추신수의 주가는 꼭대기로 치솟았다.
결국 역대 아시아 선수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사상 최대액인 7년간 1억 3천만 달러(약 1천376억원)를 받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며 텍사스로 옮겼다. FA 첫 해인 만큼 추신수는 구단이 평가한 만큼의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날카롭게 스윙을 벼리고 있다.
한국 팬들의 관심은 단연 두 선수가 한국인 최초로 '꿈의 무대'인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장면을 볼 수 있느냐에 쏠린다.
올해 각각 아메리칸리그(추신수)와 내셔널리그(류현진)으로 갈라진 두 선수는 정규리그에서 맞대결이 없어 함께 월드시리즈에 진출해야만 만날 수 있다.
일단 가능성은 높은 편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스포팅뉴스'와 USA투데이의 '스포츠위클리' 등 권위 있는 미국 전문 매체들은 올 시즌 다저스와 텍사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저스는 커쇼와 잭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이 50승 이상을 보장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저스는 올해 15년 만에 양키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연봉 총액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될 만큼 호화 라인업을 구성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텍사스 역시 올해 추신수와 왼손 강타자 프린스 필더 등을 영입, 득점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다만, 최근 주전들이 줄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점은 텍사스의 걱정거리다.
에이스 다르빗슈 유(목 통증)를 필두로 추신수(왼쪽 팔꿈치 통증), 유격수 안드루스(오른쪽 팔꿈치 통증), 투수 맷 해리슨(허리통증), 2루수 주릭슨 프로파(어깨 통증), 포수 지오바니 소토(오른쪽 무릎) 등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시즌 초반에는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류현진 추신수(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