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26일 저녁 한국은행 청사에서 열린 고별 만찬에서 특유의 달변으로 지난 4년을 회고했다.
그는 우선 한국 경제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하고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총재는 "전반적 거시경제 상황이 좋아졌기 때문에 이럴 때 물러나게 된 것은 저로써 큰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총회에서도 외국의 중앙은행 총재들로부터 축하를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그들이 퇴임을 축하한 이유는 한국 경제가 4년 전에 비해 한 단계 더 올라갔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만찬 모임에서는 그의 퇴임을 축하하는 덕담만 오가지 않았다.
기자들은 그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쏟아냈고 김 총재에는 이에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만찬장은 기자회견장을 방불케 했다.
그는 재임기간 제기된 금리 조정 '실기론'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전쟁을 하는 곳인데 후방에서 전쟁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았다. 이권이 걸린 트레이더의 비명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학계의 실기론은 부적절하다"며 반박했다.
4년전 이른바 낙하산으로 한은 총재에 피임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상당히 억울해 했다.
그는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선진국에도 있다고 소개하며 독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중앙은행장도 대부분 전현직 대통령의 경제수석 출신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한은 총재도 정무적인 판단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동안 한국은행 독립성과 관련해 논란을 키워 온 그의 '한은도 정부'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는 적극 해명했다.
'한은도 정부'라는 표현은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 총재의 저서 'Federal Reserve and Economic Crisis'에 나오는 '중앙은행은 일반은행이 아니라 정부 기관'이라는 표현에서 인용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공과에 대한 항간의 평가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보다는 아마 시간이 흐르고 나서 많은 사람이 평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지난 4년 동안을 질풍노도의 시간이었다"며 "모든 사람이 다 만족하는 조직의 장이 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좌고우면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계획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