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법원, '트위터 접속 차단' 유예 결정(종합)

트위터 소송 제기…"장관 부패 언급한 계정은 차단 못 해"

터키 법원이 26일(현지시간) 국내외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은 트위터 접속 차단 조치를 유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터키 도안뉴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앙카라 행정법원은 웹사이트 전체의 접속을 금지한 조치는 표현과 통신의 자유를 제한한 것으로 헌법과 유럽인권조약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터키 통신청(TIB)은 지난 20일 밤 트위터가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은 계정들을 삭제하지 않았다며 전격적으로 트위터 접속을 막았다.


로이터 통신은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해 통신청이 법원의 결정을 이행하기까지 30일간의 여유가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청은 아직 트위터 접속을 차단하고 있으며 항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뷸렌트 아른츠 부총리는 "정부는 법원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으나 베키르 보즈다 법무부 장관은 차단 조치가 법원의 판결에 근거한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위헌일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날 행정법원의 판결은 터키변호사협회(TBB)와 앙카라변호사협회, 제2야당인 민족주의행동당 원내대표 등 다수가 지난 21일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이다.

트위터는 이번 판결과 별개로 이날 터키의 여러 지방법원에 차단 해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트위터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터키 법원으로부터 계정 3개를 차단하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2개는 자사의 규정도 위반함에 따라 차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위터는 나머지 1개는 전직 장관의 부패를 주장한 계정이라며 "정치적 발언은 정부의 부패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발언이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터키의 트위터 사용자는 1천200만명으로 추정되며 접속이 차단되자 도메인네임시스템(DNS) 변경이나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해 우회 접속하며 정부 조치를 비난했다.

정부는 차단 이후 오히려 트위터 이용이 급증하자 지난 22일에는 대표적 우회경로인 '구글 퍼블릭 DNS' 사용도 금지했다.

현지 언론들은 정부가 차단한 이유는 최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비리를 드러내는 감청자료가 유튜브에 폭로되고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에르도안 총리도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트위터는 자신과 장관들의 조작된 감청파일을 삭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가 불법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따른다면 차단을 해제할 것이라면서 "트위터의 배후에는 유튜브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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