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상대 줄소송…"리콜 대상 160만대 외에도 결함"

점화장치 납품 델파이 상대 소송도…"코발트 위험신호 있었다"

160만대 '늑장 리콜'과 결함 은폐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소비자들로부터 잇따라 소송을 당했다.

원고들은 GM이 점화장치 이상으로 리콜한 160만대 외에 다른 차량에도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이와 관련한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쉐보레 코발트 차량 구입 소비자 13명은 이날 "GM이 밝힌 2005∼2007년식 이외의 코발트 차량에서도 점화장치 이상이 발견됐다"며 GM을 상대로 샌프란시스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해당 차종의 기술 관련 서류들을 검토한 결과 문제의 점화장치 외에도 결함이 있으며 점화장치가 장착된 위치에도 이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2005년부터 2010년 사이에 생산된 코발트를 구입했다.

앞서 GM이 점화장치 결함에 따른 에어백 이상을 인정하고 리콜을 실시한 차량 160만대 가운데 코발트는 2005∼2007년 생산분만 해당됐다.

GM이 2008∼2010년 미국에서 판매한 코발트는 40만대에 달해 원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소송 건수와 규모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은 이번 소송의 집단소송 자격 획득을 추진중이다. 원고 측 10개 로펌 가운데 한곳인 그랜트 앤드 아이젠호퍼는 원고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앨라배마주에서는 문제의 점화장치 생산·납품업체인 델파이의 전 직원이 점화장치 결함에 따른 사고로 딸을 잃었다며 GM과 델파이 양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델파이에서 일했던 스티브 스미스는 딸이 고속도로에서 2006년식 코발트를 몰다 대형트럭과 충돌해 사망했으며, 당시 점화장치 결함으로 주행 중 엔진이 멈춰 차량이 제어불능 상태가 되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GM은 미네소타주에서도 2006년에 발생한 2005년식 코발트 충돌 사고 피해자 가족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다.

GM은 2007년 파산보호를 거쳐 해당 결함이 발생했을 당시의 '옛 GM'과는 다른 법인이 됐지만 소송은 모두 현재의 GM을 상대로 제기됐다.

이번 소송과 관련한 문의에 GM과 델파이 모두 답변을 거절했다.

한편 점화장치 결함을 보인 코발트 차종이 처음 생산된 2005년부터 다른 차량보다 에어백 관련 사고가 월등히 많이 보고되는 등 '위험 신호'가 있었다고 미국 CBS가 보도했다.

CBS는 2005∼2006년 미국 정부의 '초기경보보고'(EWR) 시스템에 접수된 인명피해 교통사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발트의 에어백 이상에 따른 인명사고 건수가 동급 차종 가운데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코발트의 에어백 관련 인명사고는 2005년 110건, 2006년 161건으로 동급 차종을 압도했으며 특히 2006년의 경우 혼다 시빅의 10배, 도요타 코롤라의 4배에 달했다고 CBS는 덧붙였다.

GM은 지난달 쉐보레 코발트와 폰티액 G5 등 차종의 점화장치 결함으로 160만대를 리콜한 데에 이어 지난 17일에는 뷰익 엔클레이브 등 SUV 차량 에어백 이상으로 150만대를 추가 리콜해 물의를 빚었다.

특히 점화장치 결함 문제에서는 관련 사고가 추가로 보고되자 리콜 대상을 78만대에서 뒤늦게 160만대로 확대해 비난을 받았으며, 10년간 결함을 알고도 리콜하지 않았으며 관련사고 유족들에게 은폐를 종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최대 신뢰 위기를 맞았다.

이와 관련해 CNN머니는 GM이 지난해 중국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폴크스바겐에 내주는 등 중국 내 판매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유럽시장에서의 손실이 증가하는 등 재정적 위기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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