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백과사전] 지갑만 축내는 다이어트 식품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독자들에게 퀴즈를 하나 내겠다. 퀴즈에서 말하는 '물질'이 무엇인지 맞춰보라. 첫 번째 물질은 산성비의 구성 성분으로, 심한 화상을 유발할 수 있고, 공업용 용매로 사용되며, 살충제에 섞기도 하고, 화제지연제로도 쓰인다. 제정신이라면 액체인 이 물질을 절대 못 마실 것이다. 두 번째 물질은 역시 액체로서 체지방 감소와 변비 예방 효과가 있고, 노폐물을 배출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아주 유용한 물질이다. 극명하게 명암이 갈리는 위의 두 물질은 과연 무엇일까?

놀랍게도 정답은 둘 다 '물'이다. 퀴즈는 이익을 목적으로 현란한 과학적 거짓을 동원한다면 어떤 물질도 아주 해롭거나 아주 유용한 물질로 둔갑시킬 수 있음 보여준다.

도로변 들쑥도 침소봉대하면 암치료제로 둔갑시킬 수 있다. 한국 사람은 유독 먹을 것을 건강의 제일 관리법으로 생각한다. 몸이 아프면 무엇을 먹을지부터 따지고 든다. 전세계 웅담, 녹용 등의 최고 수요처는 한국이다. 살아있는 곰의 몸에 빨대를 꽂아 빨기도 하고 자라 목을 따서 그 피를 마시기도 한다. 큰 개 한 마리에 각종 한약재를 쏟아부어 달여 마시기도 하는데 엄청난 지방과 단백질을 우리 몸이 견뎌낼 수 있을까?

우리 주위에는 몸에 나쁘다는 광고보다 특정 제품이 몸에 좋다는 광고가 훨씬 많다. 나쁘다고 했을 때는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별로 없다. 그러나 특정 성분의 제품이 몸에 좋다고 했을 때는 이익을 볼 수 있는 기업이나 개인이 많다.


필자는 얼마 전 다이어트와 관련된 제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곤욕을 치룬 적이 있다. 제품의 문제점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주최 측이 아니라 오히려 참석자들로부터 배척당하는 분위기였다. 효과 빠른 제품을 원하는 군중의 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사람이 된 것이다.

항상화제나 비타민, 미네랄 등 특정 성분과 건강과의 연관성을 강조한 제품이 나오면 집단최면에 걸린 듯 너도나도 지갑을 연다. 정치뿐만 아니라 식품도 단지 몸에 좋으냐, 나쁘냐로 따지는 이분법적 사고가 만연해 있다. 영양이 부족하지 않은 현대인에게 있어 음식은 그저 음식일 뿐이다. 특히 자연에서 온 음식은 독이 아닌 이상 특별히 나쁜 것도, 병을 고쳐나갈 정도로 특별히 좋은 것도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유행을 타고 재빨리 시류에 편승하는 것은 의복이나 액세서리 등 패션잡화에나 국한될 일이다. 건강과 직결된 식품이나 의약분야에서의 얼리어답터는 앞서간 만큼 경제적·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울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의복은 내게 어울리지 않으면 안입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면 그만이지만 건강은 그렇지 않다. 질병은 말을 타고 들어오고 거북이를 타고 나간다 했다. 한번 망가진 몸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몇 천만원을 홋가하는 산삼이 만병통치약이라면 천수를 누리는 자들은 이미 우리 주위에 존재해야 했다. 장수한 우리의 할머니들이 저녁식사 후 운동화를 챙겨신고 공원을 달리는 거나 꼬박꼬박 비타민을 챙겨먹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가? 자연에 가장 가까운 특별하지 않은 음식을 적게 먹고 적당히 걷게 되면 자신의 천수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명심해야 한다. 수명을 연장시키는 제품을 들고 나오는 자들은 결국 자기 지갑을 불리기 위한 것임을.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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