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새 작전기지로 시리아 선택" < NYT>

서구권 겨냥 테러기지화 가능성…파키스탄 출신이 주류

내전 상태인 시리아가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새로운 작전 기지로 부상했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존 브래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말을 빌려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던 수십 명의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유럽과 미국에 대한 공격 토대 마련을 위해 시리아로 근거지를 옮겼다고 전했다.

브래넌 국장은 최근 하원 청문회에서 "알 카에다가 시리아 영토를 내전 참가 전투원 모집은 물론이고 서구에 대한 공격 기지로 이용하려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가 우려를 표시한 대상은 수년간에 걸친 미국의 무인정찰기(UAV) 공격으로 세력이 약화한 파키스탄 출신 극단주자들이다. 이들은 서구권에 대한 테러 공격 경험은 없지만, 폭탄 제조, 소화기 전술, 보급, 종교 세뇌 교육과 기획 등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전장에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알 카에다 요원들에게 시리아는 매력적이다.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발진한 UAV 공격 위험에서 벗어나 있는데다 시리아 내전에 참전 중인 1천200명가량의 미국과 유럽 국적의 이슬람교도들을 포섭, 귀국후 테러 공격을 가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 도청, 협력자, 소셜 미디어(SNS) 등을 통해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새로운 정보 평가서는 아이만 알-자와리를 포함한 파키스탄 내 알 카에다 지도부가 예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시리아 내전 참전 서구인들을 파악, 포섭 및 훈련을 담당하는 특별 조직 구성을 시도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과거만 해도 알 카에다는 예멘에서처럼 하부 조직이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을 감행하면 감지덕지했다. 그러나 알 카에다 지도부가 서구권에 대한 테러를 염두에 두고 자체 조직을 만든 것은 시리아 경우가 처음이라는 게 대테러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번 경우는 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크게 약화했다고 강조해온 알 카에다 중앙지휘부를 다시 활성화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측의 이런 평가에 대해 우방 사이에서는 이견도 나온다. 시리아 반군 조직 가운데 파키스탄 출신 '역전의 용사'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이 서구권에 대해 치밀한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평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알 카에다 요원들이 현재로서는 "조직적 차원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시리아행을 선택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이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대(對)시리아 정책을 조만간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시리아가 '제2의 아프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오바마 미 행정부와 우방에 새로운 압박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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