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따르면 월가의 미국 은행과 외국계 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법률시스템 하에서 낸 벌금과 합의금, 배상금 등의 규모가 1천억 달러에 달하며 이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납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구성한 태스크포스가 몇몇 대형 은행들에 대한 조사를 아직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법무 비용은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천문학적 규모의 벌금은 금융위기 발발과 관련해 자신들의 책임을 모면하려 했던 은행들을 대하는 미국 규제당국과 오바마 행정부의 상당한 정치적 태도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금융위기 발생 과정에서 은행들이 광범위한 지역사회에 끼친 폐해에 대해 제대로 징벌을 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회와 민주당 지지자들의 불만이 표출된 2012년 이후 은행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주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대형 은행들은 상황이 좋지 않은 담보부사채 환매와 소유 중인 부동산 가치 하락 등에 따른 운영상의 위험으로 1천510억 달러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은행들이 문 합의금과 배상금 규모는 JP모건이 법무부와 합의했던 최대 130억 달러(약 14조원)에서부터 100만 달러(약 10억7천만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 같은 막대한 벌금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낫 아드마티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대형 은행 입장에서 이런 벌금은 사업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비칠 수 있다"며 "은행 종사자들에게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주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벌금이 결코 그들의 행동 양식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경영컨설팅 업체 해밀튼플레이스스트래티지스의 토니 프래토 파트너는 "(대형 은행들에 부과된) 벌금의 규모는 과거에 보지 못했던 막대한 수준"이라며 "은행 문을 닫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들에게 법 준수를 통한 공익적 책임을 일깨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벌금이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