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호수 남단 화이팅의 BP 정유공장에서 전날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 인근지역 주민들의 식수원 보호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스캇 딘 BP 대변인은 "24일 오후 4시30분쯤 폐수처리설비 밖에서 물 위에 기름막이 떠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증류설비가 고장을 일으켜 원유 덩어리들이 냉각수공급시스템으로 흘러들어 간 뒤 폐수처리설비를 거쳐 미시간호수로 흘러들었다"고 설명했다.
원유 유출은 25일 오전 1시까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BP는 연방환경보호국(EPA), 미국 해안경비대(USCG), 인디애나주 환경국에 보고했고 전문요원들이 현장에 나가 기름 제거작업을 벌였다.
딘 대변인은 "기름막 확산을 막기 위해 부유장벽을 설치했다"며 "바람이 해안선 방향으로 불고 추운 날씨 덕분에 기름이 왁스 상태로 굳어 제거작업에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유출된 기름의 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가 난 BP 화이팅 정유공장은 시카고에서 남쪽으로 약 32km 떨어져 있으며 미시간호수는 시카고와 교외도시 주민 700만 명을 비롯한 인근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이다.
환경 당국은 이번 유출 사고의 영향을 파악하는데 수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BP 화이팅 정유공장은 원래 유황이 적은 경질원유를 정제했었으나 최근 40억 달러(약 4조4천억원)를 들여 시설을 업그레이드 한 이후 캐나다 앨버타에서 오는 오일샌드(초중질유)를 정제한다. BP는 올봄 최대 생산 규모가 41만3천 배럴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 사고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향후 유출사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BP는 영국 최대 기업이자 세계 2위 석유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4월 미국 멕시코만에서 석유 시추시설이 폭발하며 발생한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로 인근 5개주의 환경과 수산업·관광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