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군은 지상의 그린파인 레이더와 해상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통해 오늘 발사한 북한의 노동계열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2시35분과 42분에 각각 발사된 2발의 탄도미사일은 최고 160여㎞ 고도까지 상승하며 음속의 7배 이상으로 비행했다. 군은 이런 특징을 분석한 결과 노동미사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달 말 키 리졸브 연습 전에 첫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동해에 배치했다. 다양한 경로로 입수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첩보 때문이었다.
세종대왕함에는 SPY-1D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가 함정 4면에 장착돼 있어 1천km 밖의 탄도탄 탐지가 가능하다. 500km의 먼 거리에서 접근하는 1천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해 추적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함, 대공, 대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세종대왕함은 2008년 12월22일 부산 작전기지에서 취역식을 갖고 전력화 과정을 거쳐 그해 실제 작전에 투입됐다.
실전 배치 1년 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을 때 15초 만에 탐지해 레이더 성능을 입증했다.
당시 세종대왕함 주변에는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 미국의 탄도탄계측함(AGM), 정찰기 등이 로켓 탐지 추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지만 세종대왕함이 가장 먼저 포착했다.
지난 2012년 실전 배치된 지상의 '그린파인'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도 이번에 성능을 입증했다.
군은 탐지거리 500㎞의 그린파인 레이더 2대를 실전 배치했다. 이 레이더는 이지스함에 배치된 레이더인 SPY-1D보다 탐지 거리는 짧지만 출력이 높아 탐지 범위는 훨씬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이날 노동미사일을 지상의 발사대가 아니라 차량에 탑재된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발사했기 때문에 이지스함과 그린파인 레이더가 더 빛을 발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동식 발사대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순식간에 미사일을 발사하기 때문에 탐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에 발사된 평양 북쪽 숙천 지역은 노동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지 않다. 북한은 중국과 접경지역인 영저리와 함경도 상남리, 평양 인근 신오리, 강원도 안변 깃대령 등에 노동미사일을 배치해 놓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노동미사일은 매우 위험하다"며 "일본 열도 대부분이 사정권에 있다. 유사시 증원되는 미군 전력을 차단하는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