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대통령궁 환영식장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독일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공식 환영식 뒤 곧바로 요아힘 빌헬름 가욱 대통령과 회담하고, 이어서 오찬에 참석한다.
출국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독일에서의 통일행보는 독일 통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문을 시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독일 방문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한독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이 이공계를 전공한 성공한 여성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에다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정치인으로 메르켈 총리를 꼽은 바 있어, 두 정상의 만남이 처음은 아니지만 한국과 독일 양쪽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독일 방문 이틀째인 27일에는 겐셔 전 서독 외무장관 등 독일 통일 관련 인사 6명을 접견하는 것으로 전날 브란덴부르크문 시찰에서 시작된 통일행보를 이어간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구 동독지역에 위치한 작센주 주도 드레스덴으로 이동, 주청사를 방문하고 주총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인 1945년 2월 연합군의 공습으로 25만명이 사망하고 초토화 됐지만 독일 통일 후 연방정부의 경제구조 개선 사업 등에 힘입어 독일을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과학비즈니스 도시로 변모했다.
박 대통령은 '히든 챔피언'이라는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을 뜻하는 '강소기업'의 발원지인 이 곳에서 과학기술을 겸비한 중소기업들의 발전상을 둘러보며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모티브를 찾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드레스덴 공대에서 남북 통일과 관련된 연설을 함으로써 브란덴부르크문 시찰, 독일 통일 관련 인사 접견에 이은 통일행보의 대미를 장식한다.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뒤 행하는 이번 연설에는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대박론'을 구체화, 세부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벌써부터 '드레스덴 독트린', '드레스덴 선언' 등의 이름으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북핵 불용'과 '북한 비핵화'의 원칙을 견지한 가운데 새로운 대북제안이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독일 국빈방문의 마지막 일정지인 프랑크푸르트로 이동, 백발이 된 파독광부·파독간호사들을 만나고 현지 교민간담회에 참석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방문하는 독일은 50년 전 1964년 12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국빈으로 다녀갔던 곳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 내외는 그해 12월 6일부터 15일까지 독일연방공화국(서독) 뤼브케 대통령의 초청으로 독일을 방문했다.
수도 본에서 3박 4일, 서베를린에서 2박 3일, 뮌헨에서 2박 3일을 보내면서 전후 부흥된 독일의 모습을 접하고 두 내외가 각각 '독일방문기'를 남길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차관을 요청할 방침이었지만 거절 당한 뒤, 독일 정부가 보내준 루프트한자 비행기에 올라 7개 도시를 경유하며 28시간의 비행 끝에 독일에 도착해 1억 5,900만 마르크의 차관을 얻는데 성공했다.
파독 간호사 10,000여 명과 파독광부 8,000여 명의 임금을 담보로 한 이 차관은 국내로 송금되는 파독간호사·파독광부들의 임금과 합쳐져 우리나라 경제개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