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탑승객 가족들 백여명은 25일 오전 베이징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며 집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함께 모여있던 베이징 시내 한 호텔에서 주중말레이시아 대사관까지 거리행진을 벌였으며 중국 공안당국은 이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총 239명이 타고 있던 이 여객기엔 154명의 중국인이 있었다.
그동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실종자 가족들은 말레이시아항공 측이 전날 밤 9시30분쯤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여객기가 추락했고, 유감스럽게도 생존자는 없다”고 알리자 망연자실했다.
실종 여객기에 자매와 조카딸이 타고 있었다는 한 여성은 “사실일 리가 없다. 아직 아무런 비행기 잔해도 발견된 게 없지 않느냐”며 울부짖다가 혼절해 응급실로 실려갔다.
또다른 한 50대 여성은 실종 여객기에 탑승했던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왜 네가 하필 그 비행기를 탔나. 애초 굳이 그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었는데….”라고 통곡했다.
아들이 탑승자였던 한 여성은 “아들아 돌아와라. 그렇지 않으면 나도 너와 같이 가겠다”고 울부짖었다.
실종자 가족들 다수는 길함을 상징하는 붉은색 옷을 입고 있었지만 이들의 기원은 바람에 그쳤다.
중국 신경보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발표를 들은 실종가 가족 다수가 충격에 넋을 잃었고 다수가 대성통곡하거나 절규했고 일부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의료진이 응급치료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여객기 잔해를 찾으러 호주로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 모임인 ‘말레이시아 항공 MH370 탑승객 가족 위원회’는 성명을 내어 말레이시아 당국을 강력하게 성토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가 아무런 직접적인 증거도 없이 여객기가 인도양에 추락했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말레이시아 정부와 항공사, 군 당국은 실종 직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실종자 가족과 전세계에 진실을 감추는데 급급했다”고 밝혔다.
또 “이런 후안무치한 행동 탓에 가족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기고, 수색 작업을 지연시켰다”며 “만일 154명의 중국인 탑승객이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면 말레이시아 당국이야 말로 진정한 살인마다. 우리는 향후 모든 방법을 동원해 책임을 묻고 강력한 응징을 할것이다”고 성토했다.
중국 정부도 말레이시아 정부에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셰항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4일 밤 이스칸다르 빈 사루딘 주중 말레이시아 대사를 불러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결론을 내리게 한 위성 분석 사진과 정보 등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달라. 수색 작업도 멈추지 않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모든 증거를 제시하라”고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