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출발언 '아베의 남자들'에 자민당 내 시선 '싸늘'

"개각 및 당직개편 시 중요 직에서 배제해야" 비판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보좌진에 기용된 측근들의 돌출발언이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론이 자민당 안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하기우다 고이치(50·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아베 총리) 특보(현직 중의원)와 에토 세이이치(66·衛藤晟一) 총리 보좌관(참의원)이 논란의 주인공들이다.

하기우다 특보는 지난 23일,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에 대한 검증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정치담화를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해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 에토 보좌관은 지난달, 아베 총리의 작년 말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실망했다'며 반발한 미국에 "실망한 것은 오히려 우리쪽"이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유포함으로써 미국의 불신을 자초했다.


두 사람은 모두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발족 직후 특보와 보좌관에 각각 임명됐다.

아베 총리가 회장을 맡은 보수 성향의 초당파 의원모임인 '창생(創生)일본' 멤버인 하기우다는 세코 히로시게(51·世耕弘成) 관방 부(副)장관과 함께 아베의 젊은 측근 그룹에 속한다.

에토는 1993년 아베 총리가 초선의원으로 정계 입문했을 때부터 개헌, 역사인식 등에서 의기투합, 행동을 같이해온 아베의 '동지'다. 우익 수정주의 역사관과, 미국에 대해서도 할 말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아베와 두 보좌관을 묶는 공통분모로 평가된다.

두 사람의 언행이 잇달아 대형 논란을 일으켰지만 이들과 아베 총리와의 관계로 미뤄 아베 총리의 속내를 대변한 것이라는 분석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베 총리의 '재가'를 받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외교적 파장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아베 총리를 대신해 보수 지지층의 '가려운 곳'을 두 측근이 긁어줬다는 분석이 많다.

요미우리 신문은 하기우다 등의 발언이 '아베 정권 하에서 일본이 우경화하고 있다'는 한국과 중국 등의 주장에 재료로 사용될 것을 정권내 간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의 취재에 응한 자민당 중견 인사는 "여름에 있을 개각 및 당직 인사 때 중요한 자리에서 (하기우다와 에토를) 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자민당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도 25일 기자들에게 하기우다 특보 발언에 대해 "역성이 지나쳐 도리어 폐를 끼치는 언동은 엄중히 삼가야 한다. 여당의 일원으로서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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