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표적' 인생 쓴맛 아는 베테랑들의 액션 활극

이해관계로 얽힌, 쫓고 쫓기는 네 인물…"삶 묻어나는 드라마 액션으로 담아"

영화 '표적' 제작보고회가 25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 배우 류승룡 이진욱 김성령 유준상이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하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노컷뉴스 이명진 기자)
"사람들은 나이 서른 중반을 넘기면 사연이 많아지기 시작한다고 본다. 그들이 인생에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과 맞닥뜨렸을 때 그것을 돌파해 가는 이야기를 액션 장르로 전달하고 싶었다."
 
다음달 30일 개봉하는 추격극 '표적'을 연출한 창감독의 말이다.

그가 액션 스릴러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영화의 주연으로 관록 있는 배우 류승룡 김성령 유준상을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라운관에서 쌓아 온 내공을 스크린에서 뿜어내기 시작한 이진욱은 이제 막 인생의 쓴맛을 알아가는 입문자 격이다.

25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 표적은, 쫓는 자도 쫓기는 자도 각자의 이해관계로 얽히고설켜 모두 표적이 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추격극으로 풀어낸 모습이었다.
 
폭우가 내리던 어느 늦은 밤, 살인사건 현장에서 총상을 입고 도주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여훈(류승룡).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그는 다음날 정신을 되찾지만, 자신이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됐다는 것을 알고 경찰의 눈을 피해 병원을 빠져나온다.

용병 출신인 그는 이 의문의 살인사건을 파헤쳐 누명을 벗기 위해 직접 나선다.
 
영화 '표적' 제작보고회가 25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가운데 창감독이 인사말을하고 있다. (노컷뉴스 이명진 기자)
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류승룡은 "여훈은 가만히 놔두면 잘 살 사람인데 우연히 큰 사건에 휘말려 쫓기게 된다"며 "140일 동안 몸을 만들어 45년을 살면서 제 복근을 처음봤는데, 날렵한 몸놀림을 보이는 중년의 둔탁하고 투박한 몸을 만들려 애썼다"고 전했다.

만삭의 아내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3년차 레지던트 태준(이진욱)은 정체불명의 남자로부터 습격을 받고 아내 마저 납치당한다.

범인으로부터 '아내를 살리고 싶으면 여훈을 병원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은 그는 여훈을 도피시키고, 아내를 구하기 위해 여훈와 함께하게 된다.

이진욱은 "태훈은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평범한 남자로, 위험한 남자와 위험한 동행을 하게 된다"며 "연악한 액션을 보여 줘야 하는 캐릭터였는데, 감독님의 불타는 엄청난 열정에 발맞추기 위해 몸을 많이 써야 했고 한계를 넘어서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이 영화는 표적이 된 두 남자와 이들을 쫓는 두 형사의 대결 구도로 이야기를 끌고간다.
 
검거율 100%를 자랑하는 광역수사대 송기철 반장(유준상)은 지난 밤 도심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자신이 담당한 사건이라면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베테랑 형사인 송반장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여훈과 태준을 집요하게 쫓기 시작한다.
 
유준상은 "우리 영화는 러닝타임 100분이 채 안 되는데, 이 짧은 시간 동안 긴 여운을 남긴다"며 "감독님이 매 액션신마다 솔선수범해 연기를 직접 할 만큼 액션에 밀도 있는 연기를 넣고자 연구하고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교통사고 신고를 받고 병원으로 출동한 중부서 경감 정영주(김성령). 여훈에게서 총상을 발견한 그녀는 지난 밤 벌어진 살인사건과 여훈이 관계 있음을 직감하고 수사를 펼친다.

하지만 사건은 곧 광역수사대로 이관되고, 의문이 커져가던 영주는 독자적으로 여훈과 태준의 뒤를 밟는다.
 
'표적' 포스터
김성령은 "한 달 이상 액션 스쿨에서 훈련을 했고 추격신을 찍으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감독님이 끝까지 '어떻게든 해보라'고 해서 한 신을 여러 번 찍었다"며 "우리 영화가 '포인트 블랭크'라는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인 만큼 원작을 봤고 제 역할을 한 여배우의 감정을 탈피하기보다는 닮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기했다"고 했다.
 
표적의 액션신은 하나의 숏을 끊김없이 담아내는 롱테이크 위주로 촬영됐다. 인생의 쓴맛 단맛을 아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액션인 만큼, 화려한 기교보다는 그들의 삶이 묻어나는 액션을 길어 올리려는 장치인 셈이다.
 
창감독은 "연출 원칙이 있었다면 꾸미지 말고, 트릭을 쓰지 말고 정직하게 찍자는 것이었다"며 "잘게 쪼개지는 편집이 아닌 롱테이크를 선호한 이유이기도 한데, 배우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든 액션이었다"고 말했다.

감정이 묻어나는, 드라마를 품은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창감독의 설명이다.
 
류승룡의 경우 하나의 액션신을 찍기 위해 상대 배우와 30~40합을 단번에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 역시 창감독의 고집이었다고 한다.
 
류승룡은 "영화라는 매체가 편집을 통해 배우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예술인데 감독님이 배우들에게 고난이도의 아날로그적인 액션을 고스란히 요구했다"며 "대역이 저와는 스무 살 차이였는데, 중년의 투박한 액션을 소화해야 하는 제 입장에서는 감정 액션, 활자화된 슬픈 액션을 하기 위해 직접 몸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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