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영국 인공위성 업체 인마샛(Inmarsat) 소속 전문가들의 분석작업이 여객기의 행방 추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인마샛이 행방 추적을 위해 집중적으로 분석한 것은 여객기가 실종 당일인 지난 8일 오전 1시11분부터 8시11분까지 인공위성에 보낸 8번의 통신신호였다.
여객기는 이날 말레이시아 당국의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뒤에도 인공위성에 통신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인공위성이 1시간에 한번씩 수신한 이 신호에는 시간이나 거리 등 여객기의 위치를 쉽게 추적할 수 있는 위성항법장치(GPS)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단 인마샛은 통신신호 분석을 바탕으로 여객기의 궤적이 북쪽인 아시아 대륙이나 남쪽인 인도양 남부해역 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후 인마샛은 실종 여객기뿐 아니라 당시 비행했던 다른 비행기들의 궤적까지 분석한 끝에 인도양 남부해역에 실종기가 추락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에선 음파를 내는 물체와 관측자의 운동관계를 나타내는 도플러효과를 바탕으로 한 분석기법이 사용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도플러효과는 기차가 다가올 때 기차의 기적소리가 높게 들리다가 멀어지면서 낮게 들리는 현상을 물리학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크리스 맥로린 인마샛 대외담당 수석부사장은 "계산해낸 비행경로의 오차는 160㎞ 정도"라며 "불행히도 인도양 상공에 설치된 위성은 1990년대식으로 GPS가 없기 때문에 추락지역의 정확한 위치까지 계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인도양 남부해역이라는 인마샛의 계산이 최대추정치라는 설명이다.
인마샛은 영국 항공사고조사국(AAIB)에 계산 결과를 알릴 때에도 발표 전 다시한번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AAIB는 인마샛의 분석결과를 말레이시아 정부에 전달했고,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인마샛의 활약을 언급했다.
라작 총리는 "이런 사건의 조사에서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분석 방법이 활용됐다"고 말했다.
인마샛은 인공위성을 이용해 선박의 위치를 확인하고, 긴급한 상황에서 선박과 통신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1979년 국제해사기구(IMO)가 설립했다.
1990년대 후반 민영화된 인마샛은 현재 다양한 상용서비스와 함께 각국 정부에 군사정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