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노역은 일반인 만배 '고의적 차별'
-출국 후 호화생활…은닉재산 의혹도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
-지역법관들 짬짜미로 얽혀있단 의심
-노역장 유치일 산정에관한 법안 발의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상훈 변호사 민변 광주전남지부 부지부장,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대주그룹 허재호 전 회장, 총 254억 원의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벌금을 내면 되는데 낼 돈이 없을 경우에는 강제노역이라는 걸 하죠. 그런데 허 회장의 경우 하루 일당을 5억으로 쳐주기로 한 겁니다. 즉 49일만 일을 하면 254억 원을 탕감 받습니다. 허 전 회장의 5억 노역이 지금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로 도피를 했다가 자진 귀국한 게 지난 토요일 저녁이었는데 토요일에는 광주교도서 들어가서 그냥 잤고요. 다음 날 일요일은 일요일이라서 노역장이 쉬었고, 어제 월요일은 건강검진만 했답니다. 그런데도 3일 일한 걸로 쳐서 벌금 15억 원이 탕감된 겁니다. 게다가 그 안에서 하는 노역이라는 것도 쇼핑백 만들기, 두부 만들기 이렇다고 해서 더 큰 공분 사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5억 노역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나선 분이 있습니다. 어떤 얘기일까요. 직접 만나보죠. 2007년부터 재판과정을 지켜본 분이세요. 민변 광주전남지부 김상훈 부지부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부지부장님, 안녕하세요?
◆ 김상훈> 광주의 김상훈입니다.
◇ 김현정> 허재호 회장 혐의가 정확히 뭐죠?
◆ 김상훈> 2007년에 대주그룹을 경영하면서 법인 탈루세액이 한 500억, 그 다음에 회삿돈 횡령액이 한 100억, 이런 수사를 받았고요. 결과적으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그리고 벌금은 254억 원, 환형유치금액이 일당 5억 원. 한 4년 만에 재판이 확정이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법인세 탈루하고 횡령이 주혐의였던 거고요. 하루 5억이라는 액수는 이게 어떻게 책정이 되는 겁니까?
◆ 김상훈> 벌금을 납부 못하면 그에 대비해서 노역장에 유치시킬 수 있고 그 유치 기간을 계산해야 하는데요. 그 계산법을 1일당 해당할 벌금을 확정하는 판결을 5억 원으로 정한 것인데요. 우리 형법은 벌금의 노역장 유치기간을 3년 범위 내에서 양형 재량을 발휘할 수 있게 법원에게 맡기고 있는 것이죠. 지금 일반인들 같은 경우에는 노역장 유치, 환산금액을 1일 5만원으로 정하는 것이 거의 통상이었고요. 최근에 형사법관에 의해서 이 금액을 실질화해야 한다 해서 10만원으로 올려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얼마 되지 않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비하면 5억 원이면 5만원으로 치면 만 배, 10만원으로 치면 5000배, 이런 재판에 의한 자의적인 차별이라고밖에 볼 수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고.
◇ 김현정> 아무리 나이나 이 사람의 지위나 여러 가지를 참작했다고 하더라도 보통 사람 5만원, 10만원 하는 걸 5억으로 쳐줬다는 것은 해도해도 너무하다?
◆ 김상훈> 그렇죠. 그 뿐 아니라 다른 재벌들의 경우를 보더라도 지금 최근에 선박왕의 2340억 원 벌금에 대해서 1일 환산액을 3억원으로 정했거든요. 그러면 780일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특검 이후에 이건희 회장에 대한 벌금액이 1100억 원이었는데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1억 1000만원을 1일 환산액으로 조정했고.
◇ 김현정> 이건희 회장이 1억 1000만원...
◆ 김상훈> 그렇게 되면 1000일이거든요, 1000일. 그렇게 되면 3년이 정한 1095일에 거의 근접한 그런 판결을 했었던 것이고.
◇ 김현정> 그러니까 일당 1억일 때도 사실은 말이 많았지만 왜 이번에는 어떻게 5억이 나왔는가 인데요, 조사를 해 보신 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추측하세요?
◆ 김상훈> 여러 신문 보도나 이런 것들을 보면 '포탈 세액을 재판 과정에서 다 지급했다. 그 다음에 실질적으로 사익추구가 없었다. 법인의 다른 계열사들을 지원하는 데 이렇게 썼다는 것들하고. 지역사회에서 위치 이런 것들을 여러 고려했다'고 하는데 사실 그것들은 이건희 회장의 경우에서도 그런 양형 요소들은 다 참작이 돼서 1000일을 할당한 것으로 보면 이 판결의 정당성을 납득 받을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 의심이 큽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허 전 회장이 49일 노역 살고 나오면 일단 벌금 모두 탕감이 되는 거죠?
◆ 김상훈>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집행유예 기간 4년만 지내면 징역도 살 필요 없는 거죠?
◆ 김상훈> 그렇습니다. 불변입니다.
◇ 김현정> 49일 노역 살고 나오면 모든 게 마무리가 됩니다. 그런데 광주민변에서는 허 전 회장이 돈이 없어서 벌금 못 내고 노역형 산다는 것 그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셨네요?
◆ 김상훈> 언론보도를 보면 허 전 회장이 도피성 출국해서 호화생활을 한 것이 2년이 넘는다는 것이고 또 그런 언론보도가 나오고 나서 검찰, 국세청, 지자체 여러 압수수색이나 이런 절차를 거쳐서 그림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확보절차도 어느 정도 소득이 있었다고 알고 있거든요.
◇ 김현정> 말하자면 은닉해놓은 재산이 좀 있는 것 아닌가 의혹이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김상훈> 일단 국내 재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압수절차를 통해서 확보를 했다고 알고 있고 그다음에 뉴스 보도를 보면 뉴질랜드 노른자위 땅을 팔아서 시세 차익을 얻은 것이 최근이라고 이렇게 보도가 되고 있고요. KNC라는 회사가 있는데 그 회사가 대주건설의 뉴질랜드 법인이거나 대주건설의 후임을 스스로 광고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고 여러 분양사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여러 압수절차나 세금 체납 절차 이런 것들을 밟을 수 있지 않는가.
◇ 김현정> 뉴질랜드에서 부동산을 매각했다는 둥 건설 사업을 지금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카타르에서 대형공사 수주했다는 이런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 과연 벌금 낼 형편이 못 돼서 노역한다는 이 자체에 대해서도 다시 수사를 해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 김상훈>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광주지역에서는 원래 대주그룹이라는 곳이 어떤 기업이었나요?
◆ 김상훈> 서울에서도 유명한 것 같은데요. ‘피오레’ 브랜드로. 이 브랜드로 상당히 유명했고 2007년 기준으로 보면 전국 시공능력평가 52위 업체 이렇게 알려져 있거든요.
◇ 김현정> 그 당시 대주그룹 무너지면서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피해가 있었죠?
◆ 김상훈> 그렇죠. 건설업계 속성상 하도급업체 공사대금이나 협력업체 납품대금, 노무자들 일일 대가들 이런 것도 다 떼인 형편이죠. 그런 상황에서 정작 본인은 해외에서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고 그래서 이렇게 분노가 큰 것이겠죠.
◇ 김현정> 광주지역 시민들의 분노는 다른 곳보다 더 심하다는 말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민변광주전남지부의 김상훈 부지부장을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사회적인 공분이 커지면서 국회에서도 입법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지금 개정안 발의를 준비중이랍니다. 직접 들어보죠. 이상규 의원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 의원님, 안녕하세요?
◆ 이상규> 이상규입니다.
◇ 김현정> 이번 판결 뭐가 문제라고 보십니까?
◆ 이상규> 가장 큰 문제는 재벌들은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검찰에서도 마찬가지고 사법부에서도 솜방망이 판결을 해 준다는 거죠. 서민들이 5억의 벌금을 맞았으면 하루 5만원씩 계산하면 1만일이 되거든요. 그러면 27년을 살아야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재벌은 하루만 살고도 그냥 나오는 거니까 국민들 법 감정으로는 이건 이해할 수 없는 것이고요. 도대체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됐을까, 한탄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검찰이나 법원에선 이런 얘길합니다. 허 전 회장이 자신의 사비로, 포탈했던 회사 세비를 납부했고, 횡령액도 다 반납했다는 점 참작을 했다, 그리고 지역경제에 그동안 공헌도라든지 이런 것도 참작을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라는 건데요?
◆ 이상규> 서민들 중에서 세금 꼬박꼬박 내고 열심히 일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렇게 판단한다면 일반 서민들 중에서도 하루라도 감옥에 갈 사람이 없는 겁니다. 재벌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경제사업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정도의 사회적 기여는 당연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그거마저도 그 한 명이 한 것이 아니라 그 회사에 딸린 수많은 노동자들, 직원들이 함께 일해서 된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 논리는 가진 자들을 위한 그런 변명입니다. 가진 자들을 위한 검찰, 가진 자들을 위한 재판부라고 하는 것은 스스로 시인하는 꼴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상 초유의 솜방망이 처벌이 나왔는가를 두고 지금 복합적인 원인들 여기저기서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마는 그중 하나로 전관예우도 지적이 되더라고요. 허 전 회장 측이 선임한 1심 변호인이 4명인데 광주 지법원장 출신이 2명이었다는 건데 맞나요?
◆ 이상규> 그렇습니다. 일단 검찰이 구형한 것도 처음에 약 1000억 원을 구형을 했는데 1심에서는 절반인 508억으로 선고를 하고요. 2심에 가서 다시 그것의 절반인 254억으로 최종 통보를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검찰이 1000억 원을 구형하면서 동시에 선고유예를 해 달라고 무죄로 해 달라는 것을 같이 요청하거든요.
◇ 김현정> 기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없던 선고로 해 달라, 선고 안 해도 된다는게 선고유예죠.
◆ 이상규> 그렇죠. 그래서 검찰이 이런 정도로 했다고 하는 것은 이렇게 지역의 법정들이 짬짜미로 얽혀 있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다. 저는 허 회장이 진짜 노역장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이러한 이런 행태까지 나오니까 국민들의 분노는 들끓을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노역은 무슨 노역을 합니까, 들어가서?
◆ 이상규> 들어가게 되면 청소라거나 그런 일을 하게 되는데요. 이거는 그렇게 중노동이나 이런 건 아니고요. 결국은 한 50일간 시간을 때우다가 특히 나이도 70대 이상 고령이기 때문에 아마 힘든 일을 시킬 수도 없을 거고요. 결국은 49일 동안 좀 시간이나 때우다가 그냥 나오는 것으로 될 겁니다.
◇ 김현정> 이러한 법의 불평등 막기 위해서 형법개정안을 준비하고 계시다 들었습니다. 어떤 건가요?
◆ 이상규> 형법 45조는 벌금을 5만원을 기준으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69조에서는 그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노역장에 유치할 수 있고 그 유치를 3년까지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거든요.
◇ 김현정> 일수가 제한이 되어 있어요, 3년까지. 최대 3년.
◆ 이상규> 그래서 이 기한 자체를 없애는 그런 삭제안 하나를 냈고요. 그다음에 하루 유치액 상한액을 10배까지만.. 즉. 아무리 재벌 회장이 와서 일을 해도 하루 50만원까지만 인정하는 거죠. 그렇게 상한선을 두는 그런 개정안을 발의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진짜 벌금 낼 돈이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만약 내가 249억 원이 나왔는데 벌금이, 진짜 벌금 낼 돈 없으면 그럼 이 사람은 몇 년을 살아야 되는 건가요?
◆ 이상규> 그런데 이 사람들은 이것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취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벌금이 나온 겁니다. 충분히 이 벌금은 낼 수 있는 벌금이죠. 서민들에게는 오히려 100만원이든 500만원이든 그거를 못 내서 노역장에 유치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하지만 이것은 쥐어 짜내면 나올 수도 있는 벌금인데 대부분 그냥 이렇게 솜방망이로 처벌 받다 보니까 몸으로 때우고 돈 굳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말씀이시죠?
◆ 이상규> 그러니까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더 지독한지 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봅니다.
◇ 김현정> 언제부터 이 발의작업은 진행이 됩니까?
◆ 이상규> 상한선을 정하는 개정안은 이미 발의가 되어 있고요. 기한을 손질하는 법안은 오늘이나 내일 중에 발의가 될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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