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구 살리겠다' 각오
- 무소속 출마로는 지역주의 못넘어
- 충혼탑 참배, 보수층 마음 감싸기
- 기초무공천은 국민과의 첫약속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예비후보
김부겸 전 의원이 어제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했습니다. 지난 19대 총선에 이어서 두번째 대구 도전인데요. 대구는 잘 아시는 것처럼 야권 불모지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죠. 그런데 이런 곳에서 ‘최초의 야당 대구 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겁니다. 직접 출마에 대한 이야기 들어보죠. 김부겸 민주당 대구 시장 예비후보입니다. 김부겸 예비후보님, 안녕하세요.
◆ 김부겸> 네, 안녕하십니까? 김부겸입니다.
◇ 김현정> 결국 출마를 결심하셨군요.
◆ 김부겸> 네. 사즉생의 각오로 반드시 대구 변화를 이끌어낸다 하는 각오로 출마했습니다.
◇ 김현정> 대구가 야당 불모지이고, 심지어 지금은 현직 대통령의 고향이고. 쉽지 않은 싸움인 것은 알고 나오신 거죠?
◆ 김부겸> 그렇죠.
◇ 김현정> 단순히 어떤 정치적인 의미만 찾는 겁니까, 아니면 정말 이겨야 한다고 나오신 겁니까?
◆ 김부겸> 많은 분들이 처음부터 지레 되지도 않을 싸움이냐 라고 그러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이 분들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원을 해야 된다는 의무감, 그것이 강했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정치적인 상상력을 불허했지만 지금 많이 달라졌고요. 또 무엇보다도 삶 자체가 어디 내놓기 부끄러울 정도로 힘듭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절대 표현을 바깥으로 안 하시고 계시거든요. 이제 그분들의 정말 부글부글 끓는 속마음을 바깥으로 드러낼 계기는 만들어드려야 되겠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요. 그러다 보면 폭발할 수도 있다, 그래서 바로 그것이 선거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당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폭발할 수도 있다? ‘대구가 위기’라는 말을 어제 출마선언하시면서 하셨어요. 어떤 면이 위기라는 말씀이십니까?
◆ 김부겸> 한 지역이 살아나려면 정치적으로는 다양성이, 경제적으로는 어떤 성장에 활력이 될 만한 것이, 사회적으로는 개방이 되고 열려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 이 지역이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과거 산업화시대 때 이 지역 국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던 그런 성장동력이랄까 산업, 이런 부분들이 무너진 지 꽤 됐어요.
◇ 김현정> 섬유, 신발 이런 것들?
◆ 김부겸> 네, 그것을 대신할 만한 역량이랄까, 이런 부분이 보이지 않는 것이고. 정치적으로는 단색으로 된 지가 한 30년 돼버렸고, 이런 부분들이 대구사회의 미래를 조금 어렵게 하고 그리고 젊은이들이 자꾸 떠납니다. 그러다 보니까 도시가 활력을 잃고 있는데, 이것을 스스로 한번 바꿔보자, 또 바꿔야 한다 라는 그런 열망이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 김현정> 이기기 위한 선거를 위한 김부겸 예비후보의 핵심공약이랄까, 주요 전략이랄까, 뭘 준비하고 계십니까?
◆ 김부겸> 지금 다 공개하면 곤란한데요.
◇ 김현정> 하나만 공개하시죠.
◆ 김부겸> 근본적으로 이 분들이 생각해 왔던 가슴 한 켠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답답함이 있습니다. 그것을 누군가는 대신해서 이야기해 주고, 그러면서도 그것을 외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라든지 대안을 내놓으라는 것이거든요. 그중에 물론 하나 중요한 것은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만, 청년일자리를 비롯한 경제활성화, 서민경제가 살 수 있는 길, 그것이 중요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몇 가지 분야별로 준비를 하겠습니다. 또 하나는 시민행복의 기준이라는 것이 있는데, 대구분들이 유독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서민들이 어려워도, 예를 들면 어린아이들 키우는 것, 육아, 보육, 탁아,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좀처럼 말씀을 안 하셔요. 그러다 보니까 젊은 분들이...
◇ 김현정> 입이 무거우시군요, 대구분들이?
◆ 김부겸> 네. 그리고 교육도시라는 명성은 있는데 서로 고통스러워 하고요, 학생도 학부모도.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한번 해 보자 하고 탈출구를 열어주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대변할 작정입니다. 그것이 저로서는 큰 전략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한분이 이런 질문 주셨어요. 대구 시민이시랍니다. 그런데 대구시민을 위한다면 무소속으로 나오시는 것은 어땠을까 얘기를 하세요. 당을 떼고 나오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지 않았겠느냐 하는 질문에 대해서?
◆ 김부겸> 많은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결국은 저는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암적인 존재가 지역별로 편중된 정치 현상이거든요. 이걸 뭔가 조금이라도 흔들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 저는 평생 야권에서만 정치를 해 왔잖아요. 그런 제가 선거만을 위해서 무소속으로 한다면, 바로 그런 지역주의를 한번 넘어서자는 그동안의 많은 선배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인데 그것은 제가 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김부겸> 보수층의 표심보다도 그분들이 마음을 열어주십사 하는 호소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대구라는 도시, 혹은 대한민국 전체로 봤을 때 이 산업화 세력과 그분들의 공적, 또 민주화의 가치, 이런 부분들이 더 이상 적대하거나 서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양쪽이 서로 마음을 열고 손을 잡고 대화를 할 때 국민통합이 가능하고, 그래야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하다, 이런 입장이거든요.
대구 시민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분명히 2.28, 바로 4. 19민주혁명의 첫 도화선이 됐던 2. 28에 대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이 대구시민 전체를 위한 어떤 희생과 미래를 위한 꿈이라면 역시 충혼탑이 더 상징성이 있다 라는 말씀도 하셨고, 특히 무엇보다도 예비역 공군 중령이셨던 평생 군무원에 계셨던 저희 아버님이 예비역 군복을 입고 나와 함께 대구시민들에게 공적인 일을 위해서 사사로운 마음을 억누르겠다는 그런 약속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해서 출마선언 전에 충혼탑을 먼저 찾은 것이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또 2. 28은 기념식 있었거든요, 불과 얼마 전에.
◇ 김현정> 박정희 컨벤션센터는 어떻게 된 건가요? 최근 새누리당에서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꾸고, 구미역도 박정희역으로 바꾸겠다는 예비후보 한 분이 계셨어요. 그래서 이것이 ‘박정희 마케팅’, ‘박근혜 마케팅’ 아니냐는 논란도 있는 와중이어서 이 박정희 컨벤션센터는 어떤 것인지 많이들 궁금해 하세요.
◆ 김부겸> 이렇게 생각합니다. 여기 와보니까 많은 대구 시민들이 가슴 속으로는 정말 근대화의 어떤 성취를 이룬 자신들의 세대와 박정희라는 분을 일체화시키고 있어요. 거기에다가 비명에 돌아가신 육영수 여사에 대한 애틋함이랄까, 이런 부분들이 공개적으로 정치적인 자랑스러움이라든가 이데올로기라든가 가치로 나타나야 될 텐데, 이 부분들이 전부 이분들 가슴속에 남아 있는 거예요. 그리움이랄까, 고마움으로. 그러다 보니까 이것이 정치화가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교묘하게 이용당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 부분을 분명히 드러내놓고 그분들의 역사적인 업적과 위치에 대해서 이른바 공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당당하게 말씀을 해 주시게 해야 되겠다, 그래야 이분들이 그동안 오랫동안 말하자면 호남이랄까 또 민주화랄까 어색해 하지 않고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된다. 그게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가 호남지역 일대에서 그런 정신적 가치를 서로 공유하는 장이 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대구 이분들한테도 어떤 그런 공간, 드러나는 상징을 만들어서 이분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자랑을 마음껏 하게 하고, 그런데 그 자랑이 민주화로는 또다른 지역분들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저는 이 계기가 된 게 얼마 전에 전남 의원님들이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주셨어요. 또 작년에는 경북 의원님들이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그래서 뭔가 이런 단초가 시작될 때 국민들한테, 대구 시민들한테 이제는 서로가 손을 잡고 화합할 때가 됐다, 그래야 전국에서 제일 힘든, 정말 낙후지역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이 도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하고 자신들의 미래를 꿈꿀 수 있다, 그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당에서는 기초선거 무공천이냐, 아니냐 두고 논란이 조금 일고 있습니다. 어제는 문재인 의원이 어찌 됐든 ‘지금이라도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의견 모아 당론 확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부겸> 여러 분들이 이야기를 하시니까 아마 (문재인 의원이) 일부 대변한다고 (말씀)하셨을 텐데요. 지금에 와서 그걸 다시 뒤집는다는 것은 정치 자체를 근본적으로 국민들에게 쓰레기 취급 당할 겁니다.
◇ 김현정> 쓰레기 취급당할 거라고요?
◆ 김부겸> 네. 생각을 해 보세요. 바로 이 양당 합당의 두 정치세력의 합당의 명분이 기초선거 공천하지 않겠다는, 국민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이었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조금 불리해졌다고 이 정도 불리한 것은 각오했던 겁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불리하다, 불리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수도권의 현재 기초단체장 나오신 분들한테는 좀 불리할 거예요. 그러나 둘이나 셋, 넷이 뽑는 기초의원 나선 분들은 분명히 인물에 비교우위라는 게 드러납니다. 조금 안전한 길로 가자고 국민과의 첫 약속을 헌신짝처럼 짓밟으면 그런 신뢰도 없는 집단에게 언제 국민들이 미래를 약속을 하겠어요.
◇ 김현정> 그런데 박지원 의원 같은 경우는 ‘기초선거 무공천 하면 선거 패배하고 조직도 화해될 것이다’고 걱정하셨고, 정동영 전 의원도 ‘지방선거 참패다' 또 어떤 분들은 '권력 잡아야 새정치도 펼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들을 중진들도 하시는데요?
◆ 김부겸> 그 중진들이라는 분들이 그동안 너무 편한 지역에서 편한 정치만 해오셔서 그렇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읽으려는 겸손한 마음이 없이 그렇게 편한 정치만 해 오시다 보니까 당내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그분들의 목소리만 들리는 거예요. 국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요.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 김부겸> 그럼요. 지금 그것을 뒤바꾼다는 것은 정치집단이 아니라 사기꾼 집단이 되는 겁니다. 저는 그것을 보면서, 신당창당 과정에 있기 때문에 저는 말을 아꼈지만 정말 그런 정도의 발상을 하는 정도를 보고, 그럼 그분들 그동안 자기 실력으로 성공한 게 아니라 겨우 기호 2번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지금까지 해 왔다는 거 아닙니까. 그럼 지금 현재 기호 1번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비판을 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그 달콤한 유혹을, 그것이 기득권이거든요. 그것 안 놓자고 하는 거 아니에요.
◇ 김현정> 선거가 패배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 동의하기 어려우시고요?
◆ 김부겸> 그 부분에 대해서 국민을 믿어야지, 왜 현재 드러나는 선거공학에 따른 계산, 잔계산만 하세요.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