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언론은 26일 앤드루 마커스 호주 모나쉬 대학교수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호주의 법 개정으로 뉴질랜드인들이 호주로 건너갔을 때 복지수당이나 장애인 지원을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주자들은 무엇보다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호주로 이주한 외국인 1천여명이 겪은 경험 등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다.
언론은 호주로 건너간 뉴질랜드인 5명 중 1명이 호주에서 가장 싫은 것이 인종주의나 그 밖의 차별이라고 말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뉴질랜드인 40% 정도는 자신들의 재정상태가 어렵거나 매우 어렵다고 응답, 다른 이민 그룹보다 그 비율이 높았다.
뉴질랜드인들은 또 '호주인들이 우호적이고 관심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단 1%만이 '그렇다'고 답변, 미국과 캐나다에서 온 이주자들의 7%보다 크게 낮았다.
보고서는 뉴질랜드인들이 호주 시민이 되는 비율이 41%에 지나지 않아 시민권을 얻거나 투표권 등 기존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낮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호주에 이주한 전체 외국인들의 절반 이상이 호주인이 된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으나 뉴질랜드인들은 32%만이 자신을 호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 이민 연구자인 폴 해머 교수는 뉴질랜드인들이 호주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세금을 내는데도 호주인들이 받는 많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 이민자들에게 부정적이었던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로 다시 돌아간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며 호주로 가는 뉴질랜드인들에게 특별비자가 주어져 살면서 취업할 수는 있지만 영주권을 얻으려는 경우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의 한 신문은 이번 보고서가 뉴질랜드에서 온 이주자들이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라에서 온 이주자들이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이주자들보다 각종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2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뉴질랜드인들도 개인적으로 차별을 경험했다는 사람이 4명 중 1명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을 반영하듯 지난달에는 호주에 사는 뉴질랜드인들의 단체가 호주 이민법 개정 등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애들레이드에 있는 이 단체의 에리나 앤더슨 대변인은 호주에서 살다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뉴질랜드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호주로 건너오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며 "우리는 이 나라에서 완전히 망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