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바이엘사에 혈우병약 계속 공급 요청

독일계 다국적회사 바이엘이 혈우병치료제의 한국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환자의 불안감이 커지자 의약품 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바이엘의 한국지사 바이엘코리아에 이 회사의 혈우병약 코지네이트FS가 국내에 계속 공급될 수 있도록 조처해달라고 공식 협조공문을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바이엘코리아는 이런 식약처의 요청에 "환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식약처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바이엘은 코지네이트FS의 전 세계 공급시설을 통합하면서 생산라인 변경으로 코지네이트FS의 원활한 공급이 어렵다고 보고 대체 치료제가 충분히 있는 한국 등 몇몇 국가에는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외 제약사가 희귀 난치질환 치료제나 필수의약품의 공급을 중단하려면 90일 전에 식약처에 보고하기만 하면 된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까지 수입한 약의 국내 재고량과 사용자를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까지는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후로는 호주나 유럽연합 등의 사례처럼 5가지 대체 치료제 중 하나로 전환해서 사용하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약을 쓰는 환자들은 약품공급이 중단되면 치료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대체 치료제 5개 중에서 2개는 코지네이트FS와 비슷한 유전자재조합제제가 아닌 혈액제제이기에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간염바이러스 등에 감염될 위험이 있는데다, 약을 써도 듣지 않는 내성이 생긴 일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혈우병환자 단체의 요구 사항을 들으면서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혈우병은 혈액 속에 피를 엉겨붙도록 하는 단백질(혈액 응고인자)이 없어 지혈이 잘되지 않는 희귀질환. 따라서 지속적으로 치료약을 써야 응고인자 수치를 높이고 출혈을 막을 수 있다.

혈우병 환자는 인구 1만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국내에는 2천500여명의 혈우병 환자가 있으며, 이 중에서 80~100명 정도가 현재 코지네이트FS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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