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치인, '폴란드에 우크라이나 동서 분할 제안' 파문

러시아 하원 부의장을 지낸 인물이 우크라이나를 동서로 분할해 러시아와 폴란드가 나눠갖자는 제안을 담은 공식 서한을 폴란드 외무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러시아 인터넷 뉴스통신 뉴스루(Newsru.com)는 24일(현지시간) 폴란드 언론 매체들을 인용해 러시아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 '정의 러시아당' 당수로 지난 2011년까지 10년 이상 하원 부의장을 지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가 이같은 제안을 담은 서한을 폴란드 외무부에 보냈다고 전했다.

지리노프스키는 서한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 지역 주민들은 정서가 너무나 달라 힘들게 함께 살고 있다"며 "공개적 갈등으로 표출되기도 한 두 지역의 오랜 반목은 자주 유혈 충돌로 발전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볼린스카야, 리보프스카야, 이바노-프랑코프스카야, 테르노폴스카야, 로벤스카야 등 우크라이나 서부 5개주(州)를 폴란드로 병합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주민투표가 실시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을 폴란드 측에 제안했다.

지리노프스키는 지난 18일 의회 총회 연설에서도 폴란드와 루마니아, 헝가리 등에 우크라이나 서부를 점령할 것을 제안하면서 동부 지역은 러시아에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 지역은 역사적으로 각각 러시아와 폴란드의 땅이었으며 이를 원래 주인에게 돌려줄 때가 됐다면서 두 지역을 제외한 중부만이 우크라이나의 고유 영토라고 강조한 바 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 마르친 보이체호프스키는 서한 수령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제안은 너무나 이상해 누구도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일부 러시아 정치인들이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 식(式)의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조약은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9년 8월 나치 독일과 러시아가 체결한 불가침 조약으로, 부속 비밀의정서에는 폴란드 동서 지역을 러시아와 독일이 분할 점령하기로 한 내용이 담겼다.

폴란드 인도주의 문제 담당 대통령 고문 토마슈 날렌치는 "폴란드에 우호국가의 영토를 분할하고 국경을 침범하라는 제안을 하는 것은 분노를 자아낸다"며 "이는 정신병자의 사고"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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