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현대미술관 헤니 온스타 아트센터는 마티스의 작품 '벽난로 앞 푸른 옷의 여인'(81×60 ㎝)을 노르웨이 정부의 지지하에 폴 로젠버그의 가족에게 돌려줬다.
헤니 온스타 아트센터측은 노르웨이 법에 따라 아트센터의 창설자가 1950년 경 정당하게 구입한 마티스 작품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 허용되지만 원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밝혔다.
로젠버그 가족의 변호인 크리스토퍼 마리넬로는 이번 사례는 법이 아니라 도덕적 요구가 갖는 힘에 의해 문제를 해결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로젠버그 후손은 노르웨이로부터 마티스의 작품을 반환받았으나 나치가 약탈해간 또다른 마티스의 작품 '부채를 든 여인'은 아직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부채를 든 여인'은 1천400점에 달하는 다른 작품과 함께 독일 검찰이 재작년 은둔생활을 하던 그림수집가 코르넬리우스 구를리트로부터 압수했다.
탈세 조사의 일환으로 독일 검찰이 압수한 그림들을 되찾으려는 구를리트는 마티스 작품을 보상없이 반환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구를리트의 변호인은 나치의 그림 거래상 아들인 구를리트가 그림을 반환해야 할 법적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압수하기 앞서 구를리트가 보관해온 그림들의 가치는 2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버그 가족 변호인 마리넬로는 독일 정부가 나치 약탈 그림 반환에 대해 정치적 지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독일 정부는 구를리트가 소장해온 그림의 출처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특별팀을 임명했으나 아직 활동 내용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유대인인 로젠버그는 마티스가 '벽난로 앞 푸른 옷의 여인'을 그린 해에 이 작품을 구입했으며 나치 박해를 피해 도피하기 전인 1940년 '부채를 든 여인'을 비롯 160점의 그림과 함께 은행 금고에 보관했으나 나치는 이듬해 금고를 부수고 그림들을 약탈해갔다.
'벽난로 앞 푸른 옷의 여인'은 그후 헤르만 괴링이 소장해오다 파리의 앙리 베네지트 화랑으로 넘어갔으며 1950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챔피언 소냐 헤니의 남편이자 헤니 온스타 아트센터의 창설자인 닐스 온스타가 구입했다.
'벽난로 앞 푸른 옷의 여인'은 헤니 온스타 아트센터가 1968년 오슬로 근교에 세워진 이후 센터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으로 꼽혀왔다.
미술관측은 소장 작품 가운데 1945년 이전 작품을 대상으로 출처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정부에 미술관의 약탈 미술품 조사를 도와줄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마티스의 다른 작품 '부채을 든 여인'이 어떻게 구를리트의 부친 힐데브란트의 수중에 넘어갔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WSJ는 로젠버그 가족 가운데는 프랑스 언론인이자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의 전 부인인 안느 싱클레어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