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의 관심은 이제 새로 장만한 활과 과녁 세트. 인어공주는 잊은 지 오래다. 그레이스의 새 롤모델은 이제 영화 '헝거게임'에서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열연한 사냥꾼 캣니스 에버딘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24일 여전사 캐릭터의 잇단 성공으로 여아들의 우상이 변화하면서 장난감 업계에서도 발빠르게 소녀용 장난감 무기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다고 전했다.
캣니스 말고도 영화 '어벤저스'에서 스칼릿 조핸슨이 연기한 블랙 위도우, 영화 '메리다와 마법의 숲' 주인공 캐릭터로 나선 디즈니 인형 메리다, 4월 개봉 예정인 영화 '다이버전트'의 여주인공 트리스 등 여전사 캐릭터들이 잇따라 인기를 얻고 있다.
장난감 회사인 징사(社)의 경우 소녀용으로 출시한 활과 새총이 회사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징사는 영화 '헝거게임:캣칭 파이어' 개봉 당시 3천600개 영화관에 광고를 내보내 평소보다 두 배의 수익을 얻었으며 올해 후속편 '헝거게임:모킹제이'가 개봉할 때는 7천 개가 넘는 영화관에서 광고를 틀 계획이다.
무기 장난감을 갖고 노는 소녀들이 많아졌지만 여아용 장난감은 무기라도 핑크색을 입혀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그대로다.
세 살짜리 딸에게 활과 과녁 세트를 사준 엄마 로빈은 "무기인데 핑크색이라니 완전히 위선적이지만 애들이 너무 좋아하며 갖고 논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대에서 상담심리학을 가르치는 아동심리학자 샤론 램은 "이런 장난감이 여아들을 공격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여아들이 자신의 공격적 충동이 수용될만한 것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램은 "못마땅한 것은 전형적인 소녀를 만드는 방식이 적용된 것"이라며 "무기 장난감이 핑크색이어야 하나? 왜 무기 장난감에 여성용 이름이 붙고, 여전사들이 약자를 위해 싸울 때 섹시해 보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