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26, 롯데 자이언츠)는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야구 최고 타자 중 하나다. 지난해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5리(2위), 172안타(1위)를 때렸다. 2010년부터 4년 연속 3할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국가대표와는 크게 인연이 없었다. 4년 전부터 맹타를 휘둘렀지만,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올해가 손아섭에게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아시안게임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일단 외국인 투수나 김광현(SK), 양현종(KIA) 같은 토종 에이스들을 넘어서야 한다.
손아섭은 24일 미디어데이에 앞서 "사실 시범경기를 많이 안 뛰어서 새로운 외국인 투수는 1명만 상대해봤다"면서 "나에게는 릭 밴덴헐크(삼성)나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최고다. 더 뛰어난 투수는 한국에 안 온다"고 말했다.
이어 김광현과 양현종의 이름을 언급했다.
손아섭은 김광현, 양현종과 1988년생 동갑이다. 프로도 같은 해에 들어온 동기다. 하지만 김광현, 양현종과 달리 손아섭은 아직 군 문제가 남아있다.
덕분에 동기들을 향해 "올 시즌 잘 봐달라"는 애교를 보냈다. 손아섭은 "김광현과 양현종은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다. 올해 잘 부탁한다"면서 "둘은 이미 해결할 것도 해결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똥줄이 타는 상황이다. 친구들에게 올 시즌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물론 팀 성적도 중요하다. 시범경기 최하위(4승1무6패)의 성적이 오히려 약이 됐다.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시범경기에서 꼴찌를 했다. 이제 나머지 8개 팀을 밟고 올라가면 된다. 도장깨기와 같다"면서 "우승후보라는 말은 너무 부담스럽다. 우리가 꼴지니까 이제 편하게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33년 프로야구 역사상 세 번째로 입단 8년 차에 연봉 4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동기생 중 최고 연봉이다. 책임감도 막중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리고 롯데의 우승을 향해 힘차게 달릴 준비를 끝낸 손아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