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의 병합이 결정되고 반도 내 마지막 우크라이나 군 기지마저 점령당하면서 타타르계에 대한 러시아군의 보복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2천 명이 크림반도를 떠나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프로 이주했다.
이 중 수백 명 가량이 타타르계 주민이다.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로 약 30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이곳으로 왔다.
리비프에서 만난 타타르계 이주민 아델은 "러시아군이 크림반도에 들어왔을 때 너무도 무서웠다"며 "마치 옛날처럼 구소련으로부터 도망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현재 크림반도엔 약 26만명의 타타르계 주민이 살고 있다. 러시아계, 우크라이나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인구집단이다.
이들은 수니파 이슬람교도로 상당수가 터키어를 쓴다. 대신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를 할 줄 모르는 이들도 많다.
타타르계 주민이 주민투표를 거부한 것은 과거 구소련에 의해 인종청소를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초 크림반도에 살던 이들은 2차 대전 당시 나치를 도왔다며 스탈린에 의해 강제로 중앙아시아로 쫓겨났다.
이주 첫해인 1944년에만 10만여명이 굶주림, 질병으로 숨졌다. 구소련 해체 후 우크라이나로 돌아왔지만 러시아에 대한 반감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탓에 상당수 타타르계 남성은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를 지키겠다"며 크림반도에 남아 있다.
타타르계 공동체(메쥴리스) 부의장 나리만 젤리알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우리의 권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리나라라는 타타르계 이주여성은 "러시아군이 다시금 인종청소를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내 아이에게 그런 미래를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