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항공에 따르면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을 출발해 6시 50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말레이시아항공 MH066편(에어버스 A330 기종)이 엔진 결함으로 홍콩에 4시 2분께(현지시간 3시 2분) 비상 착륙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전력을 생성하는 기체 내 엔진 제너레이터 2대가 고장 나 비상 착륙했다"며 "현재 부품을 구하는 중이며 정비가 끝나는 대로 다시 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곽영필 국토교통부 운항안전과 사무관은 "제너레이터 2개가 다 고장 나더라도 엔진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항공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 그러면 비행기 꼬리 쪽에 있는 보조동력장치를 가동해야 하는데 연료 소모가 많아지는데다 보조동력장치가 고장 날 위험도 있기 때문에 인근 공항으로 회항하는 것이 표준 절차"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항공 관계자는 "부품이 미리 구비 돼 있는 것이 아니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부품만 구하면 재출발과 정상 비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승객들은 항공기에서 내려 홍콩국제공항 내 대합실에 대기하고 있다. 항공기에는 모두 271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으며 정확한 한국인 승객 숫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항공사 측은 부품을 구하지 못할 경우 승객들을 다른 항공기에 태워 인천공항으로 입국시킬 것이며, 대체 항공편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일단 승객들을 홍콩에 입국시켜 항공편을 구할 때까지 머무를 숙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승객들은 항공사 측이 사과조차 하지 않고 제대로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승객 이모(33)씨는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환승객은 급한 대로 남는 좌석을 이용해 떠나고 있지만 인천이 목적지인 승객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항공사 측이 지금까지 어떠한 답변이나 조처도 해주지 않아 한국인 승객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순항 중 자느라 안대를 끼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눈을 떠 보니 기내 모든 조명이 꺼져 있었고 구명조끼를 착용하라는 기장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다"며 "기장의 목소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체 요동 없이 비교적 부드럽게 비상착륙했고, 기내에서 3시간가량 대기한 뒤 대합실로 이동했다"며 "승객들이 배가 고파도 근처에 먹을 것이라고는 커피숍 하나뿐이라 불편이 크다"고 항의했다.
해당 항공기는 애초 오전 6시 5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오전 11시께 다시 말레이시아로 출발하기로 돼 있어서 출발편을 예약한 승객들도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