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일파' 아미티지 "日, 軍위안부문제 해결하라"

"미국도 흑인차별 이미 사과했고 앞으로도 사과할 것"

미국내 대표적 지일파 인사로 통하는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일본 아베 정권을 향해 군대 위안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아미티지 부장관은 지난 21일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미·일 안보' 세미나에서 군대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며 "일본으로서는 피로하고 식상한 이슈로 여겨질 수 있지만 이대로 가서는 안되며 반드시 해결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이것은 한국에서 죽어가는 (위안부 출신) 여성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사안이며 존중받아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미국도 흑인들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대우에 대해 사과를 했고 앞으로 오랫동안 그렇게 할 것"이라며 "또 2차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들에게 가한 행위에 대해서도 사과했으며 이것은 지금도 계속되는 이슈"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안부와 과거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인도주의적 차원을 넘어선다"며 "이번 사안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너무 커서 일본이 지난 70년간 이뤄온 커다란 관용과 성취, 인권옹호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일 동맹 사이에도 신뢰의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며 "핵우산이나 전면전과 같은 높은 수준의 동맹현안에서는 신뢰가 유지되지만 낮은 수준에서는 불확실한 영역이 많아지면서 신뢰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으로서는 일본과 과연 어떤 부분에서 같이 해야하는지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일본이 돌아왔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집권초기 발언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일본이 돌아왔다고 하는데, 어디로 돌아왔다는 의미냐"며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최근 재개 조짐을 보이는 북·일 대화에 대해서도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이 북한 비핵화와 6자회담에 방해물이 되어서는 안되며 사전에 참가국들에게 이를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금주초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의제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으며 북한 문제가 가장 안전한 주제라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좋은 견해를 갖고 있고 일본도 일정한 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에 외교장관 수준에서라도 최소한의 작은 합의문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4월 한·일 순방이 갈등 이슈들에 의해 휩쓸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했고 미·일동맹 강화전략을 담은 '아미티지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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