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시리아 전투기가 먼저 터키 영공을 침범해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지만, 시리아는 이번 격추 사건을 "전례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터키군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시리아 미그-23기 한 대가 터키군의 4차례의 경고를 무시하고 국경 인근에서 터키 영공을 침범했고 출동한 터키 F-16 전투기 두 대 가운데 한 대가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을 맞은 시리아 전투기는 곧바로 시리아-터키 국경의 카사브 마을 근처에 있는 시리아 영토에 추락했다.
현지 TV 중계 화면을 보면 카사브 마을 인근 산악 지대의 전투기 추락 지점에 희뿌연 연기가 하늘로 치솟는 장면이 나온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도 지방 선거를 1주일 앞둔 이날 터키 서북부 지역에서 가진 유세 현장에서 "우리 군의 F-16 전투기가 출격해 터키 영공을 침범한 시리아 전투기를 명중시켰다"고 확인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겨냥해 "시리아가 (터키) 영공을 침범한다면 우리의 가혹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명백한 침략 행위"라고 비난했다.
시리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시리아 주권에 대한 극악한 침략"이라고 밝혔다고 관영 사나통신이 보도했다.
시리아군의 한 소식통은 "(격추당한 전투기의) 조종사는 안전하게 긴급 탈출했다"고 말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전투기가 라타키아 국경 지대의 반군을 쫓고 있을 때 터키 전투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터키군이 국경 지대에서 시리아 군용 항공기를 격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터키는 지난해 9월에도 "시리아 M1-17 군용 헬리콥터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다"며 격추했다.
터키 정부는 당시에도 시리아 헬리콥터가 터키 영공 안으로 2㎞가량 넘어오자 영공 침범을 경고했으나 퇴각하지 않자 F-16 전투기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터키와 시리아는 국경 910㎞를 맞대고 있으며 2011년 3월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알아사드 정권은 터키가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터키 정부는 알아사드 대통령을 '유혈 독재자'라고 비판해 종전의 우호 관계가 깨졌다.
2012년 6월에는 터키 F-4 팬텀 전투기가 지중해에서 시리아군에 격추당한 바 있다. 당시 터키는 전군에 경계령을 내리고 시리아 접경 지역에 탱크와 장갑차 등을 대거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