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서 개헌·개혁 요구 대규모 시위…10만명 참가

바첼레트 정부 출범 이후 첫 시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22일(현지시간) 개헌과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칠레 언론은 4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학생 등 10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 11일 미첼 바첼레트(62·여)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벌어진 것이다.


시위대는 바첼레트 대통령에게 개헌을 포함한 각종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시위 지도부는 "현 정부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 사항을 정치권에 전달하려는 데 목적을 둔 평화적인 시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위가 끝날 무렵에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지난해 말 대선에서 중도좌파연합 '누에바 마요리아'(Nueva Mayoria) 후보로 출마해 승리한 바첼레트 대통령은 취임 100일 안에 추진할 50건의 국정 과제를 제시했다. 대학 무상교육 확대와 연기금 확충, 조세·선거제도 개혁, 개헌 등도 새 정부의 주요 국정 목표로 설정했다.

현행 헌법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 시절(1973∼1990년)인 1980년에 국민투표로 제정됐다. 리카르도 라고스 전 대통령 정부(2000∼2006년) 때인 2005년 비민주적 조항에 대한 부분 개헌이 시도됐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연·기금 확충과 조세제도 및 선거제도 개선, 대학 무상교육 확대 등 각종 개혁작업도 약속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교육개혁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고, 2015년까지 조세제도 개혁을 끝내겠다고 공약했다.

교육개혁 문제는 보수우파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 정부 출범 직후인 2010년부터 쟁점이 됐다.

피노체트 군사정권의 유산 가운데 하나인 시장 중심 교육제도는 공립학교 몰락과 빈부 교육격차 확대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학생들은 칠레의 교육 시스템이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들고 불평등하다고 주장하면서 무상교육 확대 등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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