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문수야구장이 22일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정식 개장했다.
울산에도 프로야구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야구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울산에서 경기가 열리자 문수야구장 1만2천여 석은 관중들로 가득 찼다.
이번 시범경기에 앞서 지난 17일 입장권9천 매를 무료로 배부했으나 1시간여 만에 모두 완료됐다.
경기 당일에도 야구장 매표소에서 입장권 2천 매를 배부했으며, 이 마저도 40여 분만에 모두 나갔다.
현장에서 표를 받기 위해 오전 5시에 나온 시민이 있는가 하면, 원하는 자리에 앉기 위해 오전 7시부터 50여명이 줄을 서기도 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일부 시민들은 자리가 없어 통로에 앉거나 서서 경기를 관람했다.
쾌청한 날씨 속,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즐거움에 관중들은 설레임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
멋진 플레이가 나오자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고 롯데를 응원하기 위한 시민들의 모습은 부산사직야구장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한 시민은 "롯데 경기를 보기 위해서 아침 잠을 설쳐가며 부산을 왔다 갔다 했는데 이제 울산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다니 기쁘고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날 문수야구장 개장 및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의 주인공은 롯데 손아섭 선수로, 1회말 3번타자로 나와 125 m 솔로홈런을 날렸다.
미국에서 수입해 깐 인조잔디와 시야를 전혀 가리지 않는 메이저리그용 특수 그물망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인조잔디는 산뜻하고 야구장이 눈에 거슬리는 것 없이 시원하게 탁 틔어져 있다는 시민들의 평가가 대다수 였다.
1·3루 관람석 높이를 낮춰, 선수들의 표정과 움직임을 더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는 의견도 많았다.
빠른 파울볼이 그물을 칠 때 마다, 관중들은 몸을 움츠리거나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선수들도 메이저리그급 락커룸 등 편의시설과 경기장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타자들은 전광판 뒤로 산이 펼쳐져 있어서 공에 대한 집중력이 높았다고 했으며, 투수들은 포수와 관람석 거리가 가까워 포수와 더 가깝게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롯데 손아섭 선수는 "잔디가 편안하고 관람석이 경기장 가까이 설치되어 있어서 몰입도가 높고 더 힘이 나는 것 같다"며 "울산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수야구장 시설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 만큼 시민들의 눈높이가 높았던 것.
예정해(49·울산 북구)씨는 "부산사직야구장과 목동야구장과 비교해 규모가 작은 것 같아 아쉽다. 앞으로 경기 횟수를 늘리고 프로야구단 유치를 생각한다면 시설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규태(53·울산 다운동)씨는 "응원석과 1·3루 지정석이 타 구장에 비해 협소하다. 외야석은 스탠드가 낮아 경기 관람에 불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인근 문수월드컵축구경기장과 동시에 경기가 있을 때 주차장 협소 문제와 대중교통 이용 불편 등이 지적됐다.
경기에 앞서 마련된 문수야구장 개장 행사는 제막식과 테이프커팅, 감사패 및 표창패 전달, 시구 등으로 진행됐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울산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과 뜨거운 성원으로 개장이 가능했다"며 "문수야구장을 시작으로 야구의 꿈을 계속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롯데 제2구장으로 활용되는 문수야구장은 올해 정규 경기로 4월 4∼6일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 5월 23∼25일 기아 타이거즈와 3연전, 8월 19∼20일 한화 이글스와 2연전 등 모두 8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