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원도 크림 병합 조약·법률안 비준

대통령 최종 서명 절차만 남아…이르면 오늘중 병합절차 완료

러시아 하원에 이어 상원도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공화국과 크림반도 내 세바스토폴 특별시의 러시아 병합 조약 및 이와 관련한 법률안을 비준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연방회의(상원)는 이날 소집한 비상회의에서 크림 공화국 등 병합 조약과 새 연방구성원 수용에 관한 연방법률안을 심의해 155명 참석 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기권이나 반대표는 없었다.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미하일 마르겔로프는 이날 회의에서 "크림 병합 조약 심의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이 조약은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 규정에 전적으로 부합하며 크림 주민의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하원은 전날 크림 병합 조약 비준안과 관련 법률안을 승인했다.

크림 공화국은 지난 16일 주민투표를 통해 96%가 넘는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러시아로의 귀속을 결정했다. 세바스토폴 특별시 주민도 95% 이상이 러시아 귀속을 지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크림공화국 및 세바스트폴 대표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병합 조약을 체결했다. 뒤이어 다음날 푸틴 대통령은 크림 공화국 및 세바스트폴 병합 조약 비준안과 이와 관련한 연방법률안을 의회 심의에 제출했다.

두 문서는 의회 비준 뒤 대통령이 서명하는 대로 발효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스스로 크림 병합 조약을 체결하고 의회 비준을 요청한 만큼 대통령 서명 절차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르면 오늘 중 푸틴 대통령이 최종 서명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서명이 끝나면 크림 공화국과 세바스트폴 특별시의 러시아 병합 절차는 마무리된다.

병합 조약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의 84번째와 85번째 구성원으로 들어오는 크림공화국과 세바스트폴 특별시는 올해 말까지 완전한 연방 편입을 위한 경제, 금융, 법 시스템 적응기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실질적 연방 구성원이 된다.

크림과 세바스토폴은 러시아 연방 내에서도 공화국과 연방 직할 특별시의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희망하는 크림 주민은 모두 러시아 국적을 획득하게 된다. 크림 내 공식 언어는 주민들의 민족 구성을 고려해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 크림 타타르어 등 3개 언어로 하기로 했고 국경은 크림과 우크라이나 간 경계로 정해졌다.

크림의 공식 통화는 러시아 루블화로 바뀌게 되지만 2016년까지는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의 유통도 허용키로 했다. 단, 기관 간 거래나 공과금 지불 등은 조약 발효 시점부터 모두 루블화로 이루어진다.

러시아의 크림 병합으로 이에 반발하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반발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를 상대로 이미 상당한 제재 조치를 취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병합 절차가 완료되면 추가 제재에 나설 공산이 크다.

동시에 크림 사태로 촉발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러시아와 서방 간 협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크림 합병 합법성 문제를 시간을 두고 국제법적으로 다루어 나가기로 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추가 진출하지 않는 선에서 타협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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