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서'는 찾았지만…말레이 여객기 수색 '첩첩산중'

인도양 남부를 수색해온 호주가 실종된 말레이시아 여객기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물체 2개를 발견하면서 수색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항공사고 전문가들은 물체가 발견된 위성사진이 지난 16일 촬영된 것이어서 이것이 여객기 잔해인지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이후에도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를 찾는 어려운 일이 남아 있다며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고 있다.

호주는 20일 오후 정찰기 4대와 선박으로 호주 서부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2천500㎞ 떨어진 인도양 남부 2천300㎢를 샅샅이 뒤졌지만 물체를 찾는 데 실패했다.

호주는 21일 다시 수색을 재개하면서 미국과 뉴질랜드 정찰기를 포함해 수색 항공기를 5대로 늘렸고 노르웨이 상선과 영국 군함, 민간 선박 등이 수색에 참여하면서 수색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위성사진에 포착된 물체를 언제 발견할 수 있을지는 점치기 어렵다.

서호주 대학 해양학자 차리 파티아라치 교수는 "물체가 발견된 해역은 평소 강한 편서풍의 영향으로 거대한 너울과 파도가 발생하는 곳"이라며 "이 물체가 바다에 열흘 가량 떠 있었다면 이미 300~400㎞가량 떠내려갔을 수 있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해양수색 전문가 티모시 테일러는 그러나 CNN에서 물체 크기가 24m로 비교적 큰 점 등을 지적하며 하루 정도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오히려 이 물체가 실종기 잔해가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물체가 발견된 뒤 이루어질 블랙박스 수거 작업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물체가 발견되면 수색대는 일단 블랙박스가 송신하는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초음파감지장치나 선박을 이용해 기체와 블랙박스 위치 파악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물체가 발견되더라도 그곳이 블랙박스와 기체가 있는 곳일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인도양 남부 수심이 2천500∼4천m로 매우 깊어 블랙박스를 찾아 인양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이 때문에 이번 블랙박스 수색 작업은 2009년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의 에어버스 447기 블랙박스 수색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시 수색팀은 에어프랑스 여객기 실종 5일 만에 추락지점을 확인했음에도 블랙박스가 수심 3천900m 해저에 가라앉는 바람에 이를 인양해 추락원인을 밝히는 데 2년이나 걸렸다.

전문가들은 특히 블랙박스에 내장된 전지가 30일동안만 작동하기 때문에 신호가 멈추기 전에 위치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파악해야 이후 인양작업을 할 수 있다며 14일째에 접어든 수색이 시간과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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