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7번 '묻지마 난동' 금발 노숙인 철창행

공공장소에서 옷을 벗어젖히고 주변인들에게 행패를 부리다 한 달 새 7차례나 경찰서를 들락거린 영국인 노숙인이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6년전 결혼이민 비자로 입국한 영국인 A(51)씨가 처음 우리나라에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은 지난달 24일이다.

용산구 이태원 파출소에 불쑥 찾아온 그는 "집을 나간 아내를 찾아달라"고 고함을 치며 알몸으로 난동을 부리다가 관공서 주취소란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달 10일에는 택시요금을 내지 않고 버티다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고, 15일에는 편의점에서 술에 취해 소리를 치며 난동을 부리다가, 다음 날 오후에는 식당에서 술병을 던지며 소란을 피우다 손님 다리를 맞춰 다치게 해 경찰서로 불려왔다.

이어 17일 오전에는 동네 병원에 들어가 간호사와 여성 환자 두 명 앞에서 이유없이 속옷까지 벗었다가 공연음란 혐의로 조사를 받고 나왔고 같은 날 오후 편의점 냉장고에서 맥주를 훔쳐 마셨다가 절도 혐의로 또 경찰서로 끌려왔다.

A씨는 입국 후 한국인 부인과 함께 살면서 작년 2월부터 1년간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달부터는 용산 지역을 떠돌면 노숙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인이 최근 가출한 이후 A씨가 노숙인으로 전락해 행패를 부리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알아듣기 어려운 혼잣말을 반복해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너무 자주 경찰서를 들락거려 재범 우려가 크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지난달 아내를 찾아달라며 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리기 전까지는 전혀 전과기록이 없는데 어떤 사연으로 노숙까지 하게 됐는지는 자신이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8일 오전 7시 50분께 용산구 용산로의 한 길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모(27)씨가 자신의 말을 무시했다며 소주병으로 한씨의 머리를 때렸다가 또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유없이 병원 등에서 알몸으로 소란을 피우고 행인을 소주병으로 때린 혐의(공연음란·폭행 등) 등으로 21일 A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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